<50> 이렇게 이야기는 계속된다!.......................... ..... ..... ...기적이군! ********************************************************* 한 가문과 그 가문이 가진 가업의 모든 기반이, 괴멸이냐 기사 회생(起死回生)이냐? 전(全)이냐 무(無)냐? 라는 두 물음에 대한 택일의 답을 요하는 잔혹한 운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놓이게 되었다. 한 가문의 기업의 주인인 장국주.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 에게 괴멸이냐 기사회생이냐?,라는 생사의 물음 중에 택일을 요구 하고 있는 사람(비록 그가 직접적으로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온몸에서 무럭무럭 피어올라 풍겨나오는 압도적인 파괴적 분위기 로 충분히 간접적인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은, 그 사람이 강호에서 차지하고 있는 존재의 비중만큼이나 확실하게 자신의 기업을 송두리 채 파멸시킬만한 저력을 가지고 있음을 장우양은 명쾌하다할 정도로, 넘치도록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염도라 불리우는 그의 존재는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과 무력(武力)을 지니고 있는 존재였다. 과거, 자신의 갈길을 도중에 방해했다는 이유로 삼개의 도적산채를 하룻밤 사이에 괴멸시킨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했다. 원래 그 당시 염도의 길을 가로막았던 도적산채는 하나였다고 한다. 그런데, 염도가 그 길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산채하나를 완전히 쑥밭으로 만든 다음, 그런데도 모자란다며, 자신의 화가 아직 다 안풀렸다며 인접한 옆산에 있던 두 산채마저 한꺼번에 쓸어버렸던 것이다. 나머지 두산채는 단지 옆에 있었다는, 일차 피해자의 이웃 사촌이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염도의 무자비한 칼날아래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말고도 이와 비슷한 일화를 과하다 할 만큼이나 많이 가지고 있는 염도였기에, 중양표국주 십팔검 장우양은 십팔십팔을 되뇌이며 기사회생의 길을 모색하는 도리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 다. 이것은 장우양이라는 한 개인의 선택이라기 보다는 중양표국이 라는 한 단체, 300여 인생들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선택인 것이 다. 그러기에 장우양은 그 선택의 막중한 무게에 짓눌려 제대로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있엇다. 그런데 그 때 그의 아들 장우강과 부총표두 등여호가 그런 그의 생각을 먼저 읽기라도 한 듯이, 그들의 용기를 꽉꽉 쥐어짜내어, 그 힘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그 사내, 염도의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후들후들 거리는 두다리를 이끌고서...... 물론 그 두사람에게는 언감생심 (焉敢生心), 추호도 염도를 때려 눕힌 다음, 그를 아작내놓는 방향으로 이 사태의 해결방안과 타결 책을 모색,강구해 보자는 생각은, 천분에 만분에 천만분에 눈꼽 (눈꼽/10,000,000???) 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장우강은 이 무시무시한 사내를 대상으로, 청성산 높고깊은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갈고닦은 청성검의 예봉(銳鋒)과 현묘무쌍함 을 시험해보고픈 마음은 꿈에도 없었다. 섬연창 등여호도 오십보 백보로, 자신의 섬전같이 이어진다는 창끝 의 날까로움과 변화무쌍 함이 이 괴물같이 강한 사내에게 얼마만큼 먹혀드는지 시험해보고픈 마음이 절대로 없었다. 억지로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다 쥐어짜내어 염도를 향해 걸어 가고 있는 이 둘의 오직 하나 뿐인 목표는, 뒤에서 어물쩡거리며 우물쭈물 앉아있는 장우양의 목표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저 불꽃같이 격렬한 사내의 화를 가라앉히고, 이 절대절명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절실하고도 소박한 바램뿐이였다. 무슨짓이든 다 할테니 살려만 주십쇼! 그러면 그 은혜가 백골난망 이로소이다!라는 것인 것이다.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대화가 필수적이였다. 장우강과 섬연창 등여호는 걸어가는 도중 서로를 흴끗흴끗 바라 보며, 쉴 사이없이 교환,유통,교류되는 서로의 눈빛과 눈짓 속에서, 누가 먼저 이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같은 위험천만한 분위기 를 자아내고 있는 염도에게 말을 건낼 것인가,에 대한 말없는 토론 을 계속했다. 이 두사람 간의 눈빛과 눈짓의 교환은, 그 격렬함과 치열함,그리고 신속함에 있어서, 절정고수들의 손나눔을 방불케 하는 것이였다. 이 둘 사이의 맹렬한 상호 안구이동 및 안광 교류 운동은 최초의 희생양을 정하는 싸움이기에 더욱 더 처절하고 치열했다. 장우강으로서는 물론 등여호가 먼저 말을 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의사를 명확하게 등여호에게 전달하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등여호에게 보여주기 는 죽기보다......는 아니지만 어쨋든 싫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먼저 나서서 하자니 그것은 영 마음에 내키지가 않았다. 영 켕기는 것 이였다. 목숨이란 하늘이 내려주신 소중하고 귀중한 선물이기에 소중히 다루고 아껴야 하는 것인 것인데...... 이런 심정은 등여호로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신도 일단 용기 를 쥐어짜내어 지금 이렇게 염도를 향해 걸어가고 있지만 , 지금 다시 생각해보는 내 자신이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막심함이 든다. 등여호 역시 생명의 소중함(자기 생명에 한해서만)을 뼈져리게 느끼고 사는 사람인 것이다.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내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너무나 위험한 사내였다. 강호상에서 가장 취급하기 힘든 인물 중 하나 로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람인 것이다. 성격이 불꽃의 파도같아, 맞추기도 어렵고 진정시키기도 어렵다. 게다가, 전형적으로 말보다는 행동이 빠른 사람중의 하나이기도 했고, 말이 씨가 안먹히는 류형(流形)의 대표적인 표본 중 하나 이기도 했다. 또, 그렇다고해서 소국주인 장우강에게 먼저 말을 건네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바로 그의 심적 갈등의 원인이였다. 그는 자신 이 그동안 봉사하고 일생을 같이한 중양표국의 뒤를 이을 후계자 인 것이다. 아무리 그릇이 작고 검봉의 예기가 무디다해도, 검날의 날카로움이 떨어진다해도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였다. 밑의 사람 으로서 그런 말(난 하기싫으니 너가 저 위험물한테가서 잘못햇다고 용서를 빌어!)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그리하여, 지금 두사람은 아주 전형적이고도 정석(定石)적이며, 또한 지극히 표본적인, 미치고 환장하고 팔짝뛰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다가가는 발걸음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여서, 둘은 울며 겨자먹기로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모두 다 쥐어짜내어 염도에게 다가갔다. 그래도 역시나 한문파를 이을 후계자답게 장하게도 장우강이 검대를 메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기에는 엄청 난 심적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명문정파인 대청성파의 직전 제자라는 그의 자부심이 그의 결심을 많이 도왔다. 장우강은 정중히,그리고 간신히, 가까스로 포권의 예를 취하며 긴장되어 조금 떨리는 두 입술을 떼었다. " 난 사천제일의 무적최강절세표국 대 중양표국의 소국주 청성일검 장우강이라고 한다. 우리의 이름은 들어보았나? 아무리 이름없는 무사라는 한번즘은 들어보았겠지!요즘 강호 상에 소문이 자자한 우리 중양표국의 명성을 말이야!" '???????' 염도의 속이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 드디어, 비뢰도 50편 째입니다! 거의 기적같은 일이군요! 제가 생각해도 놀라울 다름입니다. 비뢰도가 이어지다니..... 계속써지다니.... 아무도 이러리란 기대 안했을 텐데....^^ 다들 포기하고 있었던 듯한 분위기...^^; 전 진해 작전사에서 발령나 서울 수도통합병원으로 갑니다. 다음에 주소올리면 저한테 편지라도 보내주시면 그 은혜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글은 잘 안쓰고 있지만........ 퍼버벅!!! 꾸...엑...... -R.O.K NAVY 검류혼- <51> ********************************************************** 안그래도 일그러져있던 염도의 얼굴이 한번 더 확확 팍팍 꾸깃꾸깃 구겨졌다. 그의 귓가에 울리는 우렁차고도 오만당당하며,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땅이 얼마나 넓은지, 내는모른다!니는 아냐?' 식(式)의 그런 말(오만하고도 안하무인격인 인삿말.)을 듣고 가만 히 있을 무인은 이 강호상에는 없었다. 특히나 염도에 있어서는 두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 한시바삐 일분일초라도 빨리 뒈지고 싶은 심정 이니 빨리 날 뒈지게 만들어 달라는 의도가 함뿍함뿍 듬뿍 들어 있는 말을 내뱉다니, 과연 장우강은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머리 가 홱가닥 돌아버려 겁대가리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인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도록 만드는 장우강인데...... 그런 그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곧 죽을 줄도 모르고 말이다. "우리 대-에(大) 중양표국에서 오늘 이곳에 머무르고자 하는데 자리가 부족하군! 그래! 그런데, 우린 모두 자리에 앉아서 편안히 식사를 해야 되겠단 말씀이야! 그러니 어쩌겠나? 어쩌긴 뭘 어째! 자리를 마련해야지. 어떻게 마련하냐고? 당연히 당신이 자리를 양보하고 조용히 이 객잔에서 나가 주는 게 어때? 좋은 생각이라 생각되지 않나! 근데, 왜 딴 사람들 다아.... 놔두고 당신한테 이러느냐고오-오? 아! 그야 당연히 당신이 제일 만만하기 때문이지이! 뭐? 당신을 깔보는 거냐고? 깔본 사람이 나쁜가? 그렇게 보이도록 행동한 사람이 나쁜거지!그렇찮아! 그럼 이해했지. 그럼 이제 그만 자리를 비켜주는게 어때!" 말은 정말이지 자자구구, 음절 하나하나가 청산유수(靑山流水), 안하무인(眼下無人)인데....... 그런데,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식은 땀에 푹 절은 등어리가 아주 잘 눈에 띠일 정도로 허리 를 푹꺽고, 식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머리를 조아리며, 식은 땀에 미끌거리는 두손을 싹싹 싹싹 열심히비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두사람의 입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이, 자꾸만 염도의 귀에는 들려와 염도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는 것이였다. 이 엉뚱 하고도 황당한 언행불일치의 상황 속에서 염도가 고개를 갸웃거리 며 잠시 생각에 잠겼기 망정이지, 언행일치의 상황이였다면 둘은 이미 단칼에 직통 저세상행이였을 것이다. 이것이 과연 어찌된 일일까? 물론 겁을 잔뜩 집어먹고 설설기고 잇는 장우강과 등여호가 아직 제정신이라면 위와 같은 목숨을 함부로 패대기치는 자기 생명경시사상이 담뿍 든 말을 내뱉을 리는 천(千)에 하나 만(萬)에 하나도 가능성이 없는 일일 것이다. 안그래도 파여져있는 묘자리인데, 얕다고 더 깊게 팔 필요까지는 없는 것 아닌가! 장우강과 등여호는 절대 그런말은 한적이 없다. 하지만 염도의 귀에는 분명히 그렇게 들렸다. 그렇다고 , 염도의 귀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찌된 노릇인가? 참으로 의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우강이 몸둘바를 몰라하며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는 얼굴로 한 말들은, "오...오늘..이..이렇게 이름높은 강호의 거인 염도 곽대협을 뵙게되니 삼생의 영광이 아닌가 합니다. 불.. 불초소생은 사...사천의 이름 없는 조그만 표국인 중..중양표국의 소국주, 청성의 이름없는 검, 무림말학 장우강이라고 합니다." "오...오늘 이렇게 부..불초소생이 흠..흠모해마지 않던, 무림에 태양 같이 찬란히 이름을 떨치고 계시는 홍염의 불꽃, 염도(焰刀) 대(大) 선배님을 뵙게 되다니 저희 가문의 무한한 영광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이렇게 여..염도 대(大)선배님께 이렇게 인사드리는 것은 무림 의 말학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고,또..또 하나 방금 선배님 과 저희 중양표국 사이에 크나큰 오..오해가 발생한 것 같아 저희 들이 이렇게 대선배님께 고개를 숙이고 사...사죄를 드 드리고, 서로 간의 오해를 풀어주셨으면 해서였습니다. 저희 중양표국은 추호도 흠모해마지않는 염도 곽대협께 불민하고 불경스러운 행위를 할 마음을 품은 적이 꿈에도 없습니다. 이.. 이 모든 일은 모..모두 사.사고, 예! 바..바로 사고였습니다. 그러니, 하해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불민한 저..저희들을 용..용서해 주십시요!" ,라고 불쌍할 정도로 비굴하게 말했었다. 자존심이라고는 탈탈 털어도 발톱의 때만큼도 안나올 정도로 다 내팽게치고 빌고 또 빌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염도의 귀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극과 극의 다른 내용이 전달된 것일까? 진실은 이러하다. 갑(匣)과 을(乙),그리고 병(丙)이 있다고 하자. 이때, 갑(甲)과 을(乙)과 병(丙)은 무림의 고수라고 가정(假定)하자. 위의가정 하(下) 에서 갑과 을이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때, 갑이 을에게 칭찬을 한마디했다. 아주아주 훌륭하고 멋지고 좋은 말이였다. 즉, 상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말이였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병(丙)이 교묘한 전음(목소리가 갑의 목소리로 변조 되어있고, 또한 듣는 사람이 전음인지를 느낄 수 없는 교묘하고도 신통방통한 전음)을 이용하여 동시(同時)에 을(乙)에게 욕을 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을은 갑의 칭찬은 한마디도 듣지 못한체 욕만 바가지로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당연히 을은 갑이 자기한테 욕을 바가지 로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는, 갑과 을은 대판 치고박고 싸울 것이다. 전음(轉音)이란, 음파나 음성을 내공(內攻)에 실어 특정상대에게 날려보내는 기(技)로써, 내공을 이용하여 허공을 격해 상대방의 귀속으로 직접 소리를 전하는 상승(上昇)의 기술(技術)이다. 전음과 보통 말소리가 동시에 한사람의 한귀에 전달된다면 그 사람은 공기 중에 실려오는 소리는 듣지 못한체, 오직 내공에 실려 전해 지는 전음 밖에는 듣지를 못한다. 전음은 내공을 이용해, 허공을 격하여 직접 상대의 고막을 울림으로써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 이기 때문에, 그 내공에 의해 귓구멍 안에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기(氣)의 막이 형성되게되어, 공기 중의 말소리는 이 보이지 않는 기막에 의해 차단되어버리고 전음만이 전달되는 것이다. 말그대로, 기막힌 일인 것이다. 방금 염도와 장우강 사이에 일어난 일도 위의 예와 똑같은 상황 인 것이다. 장우강이 갑(匣)이라면 염도는 을(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갑과 을이 싸움 붙게된 원흉인 병(丙)은 누구 이겠는가? 물론 물을 것도 없이 병(丙)은 비류연이다. 비류연의 깜쪽같이 교묘하게, 그리고 어찌보면 야비하다고 까지 평할 수 있는 전음술을 이용하여 염도와 장우강을 다시 한 번 농락한 것이다. 첫번째는 물론 어디선가 날아와 맛있게 식사 중인 염도의 식탁에 콱 박힌 중양표국의 표기였다. 그리고, 이 일은 다시 한번 더 깊숙히,아주 깊숙히 중양표국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일이기도 했다. 이리하여, 장우강과 그가 속해있는 중양표국은 다시 한번 거대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단지! 단지, 장우강이 시건방지다는 단순한 이유하나로 인해 발생한 비류연의 심술로 인해서...... 비류연의 농간을 모르는 염도, 그의 입에서 장우강,아니 중양 표국 전체를 향한 분노가 섞인 비릿하고 거칠은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의 얼굴은 이제 붉어질 대로 붉어져 마치 화로에 달구 어진 시뻘건 철검같이 보였다. " 크크큭, 중양표국? 요즘 근래들어 이름은 조금만 들어봤다만, 감히 그따위 일개 표국따위가, 감히 나 염도의 비위를 건드려? 여기 객잔의 자리가 부족하니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나보고 꺼져달라고? 대 중양표국은 나 염도 따위는 중양표국의 안중에도 없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목숨이 그리 가볍더냐?! 크크큭, 그러고도 너희들이 무사하길 바란단 말인가? 그러고도,네놈들이 목숨을 부지하길 바래!" "갈!" 객점안이 쩌렁쩌렁 울리는 노호와 함게 엄청난 위압감이 염도로 부터 뿜어져 나왔다. 너무나 위압적이여서, 염도 바로 앞에 서있던 두사람은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 했다. "무.. 무슨 말씀을 하십시는 겁니까? 곽대협! 저..저희가 ...." 염도의 의외의 무시무시한 반응에 장우강은 너무나도 놀라 말을 떠듬떠듬 거렸다. 장우강은 지금 후들후들 떨리는 두다리로 간신히 서있는게 고작 이였다. "저.. 저희가 어.. 어떻게 강호제일도객 이라는 염도 곽..곽영희 대협의 기분을 거스릴 담을 감..감히 키울 수 있겠습니까?!" 옆에서 노심초사하는 심정을 극명히 나타내고 있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두사람을 지켜 보던 등여호의 얼굴이 순간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고...공자아아!!!!!!" "안돼!!!!!!" 터져나온 등여호의 목소리는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등여호의 비명 소리에 장우강도 아차!했다 하지만 이미 화살을 시위를 떠났다. ********************************************************** 왠지 글이 횡설수설하는 것같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그런지 글발이 잘 안 받네요. 교정도 그리많이 못보고..... 엉망진창의 문맥에 엉터리 맞춤법.. 아...끔찍해라!T_T 죄송합니다! 여러분! 그래도 읽으실대 쉼표부분에서는 잠시 쉬어 읽어 주십시오. 쉼표없는 부분도 끊어 읽어야 될 때는 끊어 읽으시는게 그나마 읽기 편할 겁니다. 작가가 쓰기 편하게 쓰지 않고 독자가 알아서 끊고 나누어 읽게 만들다니.. 길가다 날아오는 돌에 맞아도 할말이 없네요! "피유우우우우웅!" "퍽!" (뭔가 깨지는 소리!) 줄줄! (먼가가 흐르는 의태어!) "끄으액!" (먼가의 신음소리!) -R.O.K NAVY 검류혼- <52> * * * " 불길을 머금은 칼날 앞에서는 절대 그의 이름 석자를 입에 담지 말라. 잘못하면 진노의 염화가 너희의 몸을 잿더미로 만들지니. " 이것은 강호무림에 떠도는 한가지 금기(禁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강호상에 자리메겨진 불문율에 의하면 염도(焰刀), 그 이름과 그의 도 앞에서 지켜야 될 규칙,즉 어겨서는 안될 금기가 하나 있다. 절대적으로 지켜져야만 되는 금기(禁忌), 그것은 바로 절대 로 염도, 그의 앞에서 그의 이름 석자를 입에 담으면 안된다는 것 이다. 이제까지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만큼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고의적으로든 실수적(?)으로든 간에 좌우지간 이 금기 시된 불문율을 어기어, 한번가면 두번은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불가항력적으로 가게되거나, 또는 한 평생을 불구의 몸으로 지내야만 하는 비극적인 운명 속으로 내동댕이 쳐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염도(焰刀)! 강호 무림천하에서 도를 쥐고 강호를 걸어가는 모든 도객들의 선망의 대상인 가공할 무위(武威)와 높고 뛰어난 무명 (武名)을 소유한 그도 한가지 아주 심각한 열등감 하나를 가지 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이름 석자에 대한 무한영원한 열등 의식이였다. 영(榮) 희(喜) ! 영화롭고 희망찬 미래를 가지는 사람이 되라는 고마운 뜻으로 그의 부모들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였지만, 그리고, 지금 현재에 이르러 이 이름 그대로의 삶을 나름대로 획득하여 살아가고 있는 그였지만, 그 이름에 달린 울림과 여운은 여인의 이름자를 떠올리 게 한다. 바로 그 울림과 어감이 문제인 것이다. 사내대장부가 어찌 여자이름같이 들리는 이름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난 죽어도 못해! 라는 것이 염도 곽영희의 생각이였던 것이다. 그런데,생각이 그러하다해도 살아가기는 정반대로 살아가고 있으니....물론 그 속에 담긴 뜻과 지어진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름을 씀에 있어 서는 그 어감이 크나큰 문제인 것이다. 그는 이, 마치 여인의 성명 처럼 들리는 자신의 이름이 싫었다. 하지만 싫다고 해서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함부로 갈아치워버릴 수도 없다는 것이 바로 문제 의 핵심이였다. 만일 이름을 갈아버릴 수만 있다면야 수십번도 더 갈아치웠을 염도였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으니(그처럼의 큰 불효 도 드문 것이였다.몇몇 사람들은 천인공노할 짓이라고까지도 표현하 기도 한다.) 그의 울화통을 터질 수 밖에 없는 것이였다. 그래서, 그는 한가지 금기를 세웠다. 아무도 그의 앞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부르지 못하도록 금기를 정한 것이다. 만약 이 금기 를 어길시에는 끔찍한 결과가 해당자에게 돌아가도록 그는 즉각적 으로 행동했다. 때문에, 이로 인하여 비참한 꼴을 당한 사람의 수는 책으로 역으면 ' 염도금기위반자처벌명부 한정판 전3권' 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러니, 이처럼 과격하기가 무쌍한 불같은 성질의 염도가 세운 절대 금기를 어기고도 장우강이가 멀쩡할리가 없는 것이다. 멀쩡하다면 어찌 염도진노화극염(무슨 말이야?이거? 대충 염도가 되게 화나면 주위에 있는 것 깡그리 다 태워버림!이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됨!) 이라는 말이 떠돌겠는가! "쾅!"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염도는 그의 이름 석자가 말이 되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순간 즉시, 자리에서 튀어나와, 그의 오른발 한발 을 장우강의 바로 앞 마루바닥에 내디딛이고 있었다. 그의 강맹한 진각에 의해 견고하기 그지없게 만들어진 화운루의 마루바닥이 깨어져올라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날아갔다. 이 한번의 위력적인 진각과 동시에 내뻗어진, 시뻘겋게 물든 오른 손이 강맹하게 매서운 파공성을 일으키며 장우강의 가슴을 강타했다. 물론 그 속에 담긴 그의 화령신공의 공력은 그 위력이 무시무시한 것이였다. 하지만, 장우강도 그동안 청성산 꼭대기에서 청풍을 맞으면 갈고 닦은 청성산 의 검기가 헛것은 아니였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순간적인 반사신경 을 발휘하여 용케도 그 후들후들거리던 두발로, 잘도 염도의 장력을 피하려는 몸부림을 시도해, 순간적으로 오른방향으로 회전력을 준 다음, 뒤로 몸을 비틀면서 빼내었다. 장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염도의 홍염장을 반의 반도 다 피해내지 못한채 고스란히 격중당 하고 말았다. "텅!" 장우강의 몸이 들썩하더니 북터지는 소리와 함께 이장(二丈) 거리 에 떨어져 있는 벽까지 날아가 그곳에 쳐박혔다. 움푹 쳐박혀버린 장우강을 중심으로 파문모양의 균열이 벽에 그려졌다. 그나마 용케도 맨처음의 회피 한 동작으로 겨우겨우 죽음 만은 면 할 수 있었다. 목숨을 구한건 천행(天幸)이라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중상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 단 한수의 장력으로, 싸가지가 눈꼽만큼도 없는 무뢰배인 (염도가 느끼기에는) 장우강의 목숨을 끊어놓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염도 곽영희, 이 여자이름같은 이름을 사내 의 이름으로 달고 사는 그는 우수(右手)을 하늘로 치켜들어올렸다. 마지막 최후의 일격을 가하여 확실히 끝장을 내놓겠다는 태도였다. 화령지기가 염도의 전신기맥을 타고 돌고돌아 염도의 우수에 집결 되고 맺히어 파괴적인 힘으로 승화(昇華)되려할 때, 허공 중(中)을 찰나(刹那)의 시간에 가로지르는 은빛섬광의 빛 두줄기가 있었다. "쐐애애애애액!" 비어있는 허공 중에 두 줄기의 은빛세류선을 그려넣은 두개의 은빛 제비, 그것은 허공을 순간(瞬間)의 속도(速度)로 날아 찰나(刹那)에 가로질러 염도를 향해 날아갔다. 공기를 찢는듯한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섬뜩한 예기를 머금고 날아온 이 두 줄기의 은빛섬광 때문에 염도는 자신의 우수를 거두어들이고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 다. 사실은 이미 지나간 뒤에 놀라서 피한 것이였다. 두줄기의 은빛은 그의 몸을 격중시키지 않고 마치 위협만 하듯이 아슬아슬 하게 스쳐지나갔던 것이다. 이렇게 두 가닥의 은빛빛살은 순식간 에 염도의 손속을 무력화시키고 다시 허공을 선회하여 한사람의 손으로 빨려들어갔다. 아마도 허공(虛空)이란 이름의 화폭(畵幅) 속을 가로지르는 두 줄기의 은빛나선을 그려낸 장본인일 것이다. 그의 손에는 막 자신 에게로 회수되어진 두개의 동그란 철환이 들려져 있었다. 화운루의 마루바닥이 염도의 진각에의해 산산조각으로 부서진 여파 로 생겨난, 뿌옇게 객잔안을 덮고 있던 진분(먼지)이 서서히 가라 앉으며 그 주인의 윤곽이 뚜렷이 나타났다. "왠 놈이냐?" 적발 중년 사내(焰刀)의 붉게 빛나는 두눈동자가 허공이라는 이름의 투명무한한 화폭(畵幅) 중에 은빛 나선의 가느다랗고 아름다운 무늬들을 세밀하게 새겨넣은 장본인을 뚫어지게 응시 했다. 그 은빛나선의 세공은, 방금전 그가 다음에 하고자 했던 차후 행동을 충분히 방해하는 역활을 수행했기에, 적발사내(焰刀) 의 눈에는 약간의 이채와 넘칠만큼의 충분한 노기(怒氣)가 담겨 있었다. 마침내, 그 장본인의 윤곽이 뚜렸이 들어났고, 산채로 잡아서 씹어먹을 듯, 끓여먹을 듯, 볶아먹을 듯, 튀겨먹을 듯, 회떠먹을 듯 뚫어져라 상대를 응시하는 적안(赤眼) 속에 담겨 있던 찌를 듯한 살기와 노기의 소용돌이가 하나의 의아함에 의해 일렁거렸다. ***************************************************** 세 개째 입니다. 자꾸 횡설수설하는 것 같고, 자꾸 글에다가 장난치고 그러고 잇습니다. 글에 장난치는 것 별로 안좋다고 자제하라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제가 왜이러는지 저도 모르겠습 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군대가면 사람이 이상해 진다더니...맞는 말인 듯........ 그러고, 보니 50화가 넘어가도록 제대로된 격투씬이 없는 것 같네요..음.....무협소설에 격투씬이 안나오다니.... 이거 무협소설 맞나...... 하는 의문이 드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임...^^;;; 그래도,하해와 같은 마음씨로 용서해주실길 빕니다. '꼬르륵................!' 하해와 같은 마음씨에 의해 익사되어버린 그 누군가의 목소리!... - R.O.K NAVY 검류혼이가 씀- <53> "젖내나는 꼬마잖아?!" 염도(炎刀)의 내뱉음에는 어의없음이 가득했다. 머릿대가리에 피도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새파란 어린 애송이 겸 풋내기가 자신의 손속을 방해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염도는 기(氣)가 막혔다. 너무나도 어의가 없었기에, 염도로서는 저쪽에 서있는 겁모르는 애송이에게 한마디 안해주고는 참을 수가 없었다. "너 미쳤니?" "안미쳤는데요!" 비류연의 대답은 더욱 가관였기에 염도는 더욱 더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다. " 크크큭! 어디사는 뉘집 자식인지는 모르겟지만 겁대가리를 상실한 꼬마로구나! 솜털 뽀송뽀송한 애송이 주제에 나의 도(刀) 앞에 서보겠다는 것이냐? 나의 도를 막는 방패가 되어 보겟다는 것이냐?! 그렇다는 것이냐?" 하도 황당해서 웃기지도 않는다는 투로 염도가 말했다. 그러자, 듣고 있던 당사자, 즉 어딘가에 사는 뉘집자식이며, 40대 후반의 이상한(이상은 하지만 좀 강한) 아저씨에게 겁대가리를 상 실한, 풋내 풀풀한 애송이로 평가를 받고 있는 비류연의 입꼬리가 한쪽으로 살며시 말려 올라갔다. 그의, 비류연의 은빛편린으로 일렁이는 반짝이는 두개의 눈망울에 자신감과 장난기가 가득차 올랐다. 그의 두눈동자에는 염도 따위는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듯한 당당한 자신감이 한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의외로 순순하고 담담한 인정! 그러나 그 내용은 결코 담담하고 평범한 것이 아니였다. 범상치 않은 것인 것이다. 이런 비류연의 대답은 염도의 노한 안광을 진노(震怒)라는 이름의 붉은 색으로 더욱 더 진하게 덧칠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그의 분노가 더욱 더 거세게 물결치게 만들었다. 염도의 붉은 안광(眼光) 은 매섭기 그지 없었다. 그 정도(程度)와 강도(强度)의 세기가 어느 정도 였는가 하면, 비류연을 입에 털어 넣은 뒤 냉수 한그릇으로 꿀꺽 삼킬 수 있을 정도로 곱게 갈아놓을 수 있을 만큼의 살벌함 이였다. 그의 이런 매서운 안광을 독바로 쳐다볼 수 잇는 사람은 이 무림천하를 통털어서도 몇 되지 않을 것이다. 보통 사람은 아마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것이다. 아마도 염도는 결심했음이 틀림없었다. '내가 이미 한놈을 잡기로 결심했고, 곧 실행할 예정이니 ,예정 외의 변수지만 하는 김에 약간의 수고를 더하여 서라도 네놈까지 함께 같이 잡아주마! 그리하여, 둘이 저세상에서 외롭지 않게 친 절히 사이좋게 '안녕'시켜주마!' ,라는 의미와 의지를 담아 투지를 거세게 불태우는 결심이였다. 그 결심은 코를 통해 내뿜어 지는 거센 콧김과 욹그락 붉그락 한 안면과 이마에 솟아나 있는 수많은 가닥의 핏대들로 인해 대변 되고 있었다. "흐흥. 나에게 덤벼보겠다고?!그게 가당키나 한 일 일 것 같 으냐! 네가 그럴 가능성이 천(千)에 하나, 혹은 만(萬)에 하나 라도 있을 것 같으냐?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른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꼬.마.야!" 가당치도 않은 헛소리!라는 투로 염도가 말했다. 하지만 이런 염도 의 질문에 대한 비류연의 답변은 염도의 속을 네 다섯번 박박 긁은 다음 크게 '홱' 하고 뒤집어 놓는 것이였다. "아! 그럼요! 물론이죠! 성명 석자가 꼭 기집애 같은 이상한 아저씨 하나 요리할 실력은 충분히 된다고 자부하고 있지요. 이 험한 세상 에 그정도의 실력도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요!? 안그래요!?아저씨! 아! 못 믿겠음 시험해 봐도 암말 안하겟습니다. 빙긋!" 비류연이 절대 건드려서는 안되는 곳을 겁도 없이 건드렸다. "흐흡, 컥.헉.흑!" 주루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급히 숨 삼킬때의 소리들, 그들의 기막힘 섞인 단말마! 모두들 너무 급하게 숨을 삼키는 바람에 숨이 모두의 목구멍에 걸린 것이다. 주루의 내부는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로 돌입했다. 건들기만 해도 끊어질 듯이 팽팽히 당겨진 금(琴)의 현과 같았다. 이 곧 끊어질게 분명한 초긴장의 현을 위태롭게 튕기고 있는 손길 은 현을 당긴 당사자 줄 중 한명이 염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비릿 한 웃음이였다. "흐흐흐!시험? " " 오냐!시험해 주마!암 시험해 주고 말고 ! 흐흐흐! 시험해 줄뿐만 아니라 채점평가까지 덤으로 해주마! 몰론 그 채점평가의 점수에 대한 댓가는 비싸게 치루어야 할 것이다." 네놈의 끝장,(사전적 의미로 최후!라고 표현됨!)까지 오늘 이몸 께서 함께 보아주마!라는 의미가 담긴 말을 비릿하고 같잖은 조소에 띄워 말했다. 염도의 양눈은 이미 쭉 하는 소리와 함께 좌우로 쭉 찢어져 있었고, 한쌍의 거칠은 눈썹은 분노로 꿈틀꿈틀거리며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그의 불끈쥐어져 잇는 손뚜껑 만한 양주먹의 손등에는 먹이 를 노리는 푸른 독사와 같은 굵은 혈관들이 툭툭 소리가 들릴 듯한 모습으로 표피면 밖으면튀어올라나와있었다. 당장, 금세라도 사람을 잡아도 아무 꺼리낌이 없을, 준비된 살인자의 모습이였다. 그러나, 그의 상태를 두눈 멀건히 뜨고 보고 있으면서도 꿇릴게 없다는 듯, 비류연은 여유만만작작하기만 했다. 그의 얼굴에 긴장이라는 단어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었다. 덜 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 아! 좋습니다. 언제 든지 '아저씨'의 평가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못믿겠씀 시험해 봐도 좋아요! 물론 '아저씨'가 자신있을 때의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 왠지 얄미운, 염도가 보기에는 아주 얄밉게만, 그리고 시건방지게 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매달으며 비류연은 마지막 일격을 염도에게 가햇다. "무울론! 아저씨가 자신있을 때의 이야기니깐 너무 걱정하지 마 세요. 질 것같아 자신없으면 안해도 되니깐요! 아.저.씨" "툭!" 어디선가 누군가에 그 무엇인가가 끊어졌다. 누군가가,물론 그 누군가는 염도이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안그래 도 가늘어서 투명하게 마저 보이던 인내의 끈이 그대로끊어져 나갔 다. 그와 동시에 염도(焰刀)의 내부(內部)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고, 그 폭발에 의해 방출된 힘은 밖으로 터져나왔다. 그 여파(餘波)인가? 그와 동시에 "빠직"하는 소리와 함께 , 염도가 잘 밟고 서있던 주루의 비싸고 단단해 보이던 멋드러진 나뭇결을 가진 고풍스러운 바닥에 거미줄같은 문양의 금의 넓게 생겨나 주위로 퍼져나갓다. 이 얼마나 강력한 힘의 역작(力作)인가?! 염도의 몸에서 발생한 강력한 기(氣)의 파문(波紋)에 의해 생성된 매서운 기세에 의해 , 바닥은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것이 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지금 막 염도의 기세에 의해 손상된 주루 바닥을 고치려면 주인은 눈물을 삼키며 상당량의 액수로 예상추정 되는 금전을 투자소모해야 할 것이다. "흐흐흐! 좋아! 내기? 좋지, 아주 좋아! 그러나, 그 내기의 댓가로 네놈은 상당히 아주 큰 가치를 지닌 것을 판돈으로 걸어야 할 것 이다." 주위에 앉아있던 한수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무인들조차도 견 디기 힘들 정도의 따가운 살기가 머금어진 엄청난 위압감에도 불구하고 비류연은 태연하기만 했다. 아니, 한 술 더떠서 얼씨구나! 하고쾌재를 부르고 싶은 욕망을 지금 비류연은 억지로 억누르고 있는 중이였다. 역시 어쩔도리없이 무식하게 힘만 센 사람은 단순 하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고래(古來)로 부터의 진리(眞理)인 듯 하다. 노리던 물고기는 낙시대 끝단에 걸려있던 미끼를 물었고, 비류연 은 조심스럽게 낚시대를 당기기 시작했다. 미끼를 문 물고기는 이미 물가로 끌려왔고, 이제 낚시꾼은 마지막 마무리로서, 채를 가지고 건져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 전 제 목숨을 걸죠! 부족하면 거기다 중양표국의 전재산을 걸어도 좋구요!" 마치 제것인 양 아무렇지도 않게 중양표국의 전 기반을 헐값에 넘겨버리는 비류연의 한마디는, 장국주를 단번에 까무러치게 할 정도로 경악스러운 것이였다. 아마 장국주의 혼백(魂魄)이 그 자신의 몸을 떠나 구천을 방황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용케도 아직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장국주가 용하기만 하다. "흐! 네놈이 중양표국의 전 재산을 처분할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냐?" 웃기지도 말라는 표정으로 염도가 말했는데, 서슴없이 비류연은 대꾸했다. "아! 물론이죠!이대로 두면 괴멸될게 뻔한 중양표국인데 제가 구해내면 제거나 다름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냥 놔두면 없어질 것, 손봐서 남아나면 제거나 다름없죠!뭐! 걱정마세요! 저기 있는 장국주도 동의 한 일이니깐요. 안그래요? 장국주님!" 비류연은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순수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고 생각할 지 혹 모르지만, 장국주가 볼때는 가증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장국주를 쳐다보았고, 동의라도 하듯이 장국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만 있 었다. 왜 장국주가 단번에 거절치 못하고 가만히 있는지, 그것이 중양표국 표사들은 의문스러웠지만 그의 목덜미 뒤에 박혀 있는 가느다란 침(針) 하나를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것봐요! 장국주님도 동의(同意)하잖아요! 이제됐죠! 그럼 내기 를 시작해 볼까요!" "흐흐흐!좋다!저세상에서 영원히 후회하도록 만들어주마!" 염도의 굵고 거친 손이 홍염(紅焰)의 손잡이를 잡았다. *********************************************** 비뢰도가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네요.......음.. 사실 진실을 이야기 하자면은....... 조금밖에 써놓은게 없기 때문에 조금씩 많이 올려 언뜻 보기에는 많이 쓴 것처럼 보기기 위한 작가의 음흉하고 교활하고 가증스러운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죽어라!" (모든 이들의 일치단결된 외침!) 슝슝슝!피융! (돌날라더니는 소리!) 끄으엑! (최후의 소리!) 푹푹푹!(땅파는 소리!) 딱딱딱! (못박는 소리!) 토닥토닥! (흙다지는 소리!) -R.O.K NAVY 검류혼이가- PS: 너무 조금씩만 올려서 죄송합니다. <54> 그는, 염도는 단지 도의 손잡이를 움켜 잡았을 뿐이였다. 하지만 이 단순한 한동작에 주변의 모든 것은 달라졌다. 그의, 염도의 이 한동작으로 염도(焰刀)는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활화산이 되었다. 능히 그 힘으로써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수 있는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활화산이...... 염도가 가진 모든 힘이 그의 애도(愛刀) 홍염(紅焰)에 집중되는 듯 했다. 모이고 모아진 집중된 힘이 거대하고 강력한 파괴력 으로 변할려고 한다. 이제 그의 애도인 홍염은 도집을 뛰쳐나와 어마어마한 위력과 속도로 상태를 덥쳐, 자신의 먹이를 반으로 가르고, 산산조각으로 파괴시키고, 검은 가루가루로 불태울 것 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한줌의 재만을 남길 것이다. 그때였다. "아! 잠깐!" 막 붉은 불꽃의 도(刀)를 뽑으련던 염도가 멈칫했다. 막 붉은 화염의 도를 뽑아내어 비류연을 단칼에 불태워버릴 작정이였던 염도의 몸이 비류연의 난데없는 한마디에 멈칫 했다. '그냥 돼지면 될 것을 구찮게 뭐하러 세웠느냐!'라는 의아함이 담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염도를 향해 비류연이 말했다. "설마 방근전 여기서 도를 뽑으려 했던 건 아니겠죠?설마 그런 분별없는 짓을 강호의 명망있는 고수가 할리가 없죠! 제가 잘못 본 거겠죠." "흐흐흐, 당연히 뽑으려고 하던 참이였다. 설마 이제와서 두렵 다는 것은 아니겠지? 용서를 빌려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 음산한 목소리로 염도가 대꾸했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염도 가 이제와서 상대방이 용서를 빈다고, 오냐! 그래라! 라며 용서해줄 리는 천만부당한 것이다. 허나 비류연의 뜻은 그런게 아니였던 모양이다. "아! 그게 아니죠! 설마 아저씨 정도의 고수(高手)가 무력을 발휘 했을 때, 그 힘의 여파로인해서 그 주변환경에 끼칠 여파와 영향을 생각 안하셨다면 이건 정말 실망이군요! 아저씨 정도의 고수가 도를 뽑으면 이 주루내의 손님들이 무사할 수 있겠습니까? 없다구요! 싸그리 죽어 나자빠질게 분명한데, 나이살 드시고, 이름값도 높으신 양반이 그런 무분별한 행동을 취해서는 안되죠! 암! 그렇고 말고요!" 참으로 어이없다는 투로 머리를 좌우로 내저으며, 비류연은 말했 고, 염도는 꿀 꿀떡한 벙어리가 되었다. 반박할 말이 궁했기 때문 인데 이는 염도의 자존심을 대판 상하게 하는 것이였다. 원래 염도는 그의 성격상, 주변,주위, 그런 것에는 신경안쓰고 무차별적으로 행동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앞에서 대놓고 지적을 당하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잠시만 이치에 따라 곰곰히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일류를 넘어 그 기(技)와 술(術)과 력(力)이 절정(絶頂)에 달했다는 고수가 한번 자신의 무력을 펼치 면 그 여파는 주위에 무시무시한 파괴의 잔혹함를 안겨준다. 염도 정도나 되는 고수가, 안그래도 만원사례라 비좁은 주루에서, 그것도 노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오른 상태에서 휘두르는 도(刀)에 인정과 사정이 있을리 만무했다. 그러하니, 만약 조금전에 염도가 하던 발도의 동작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애도 홈염을 뽑아 비류연을 향해 휘둘렀다면 그 충격의 여파는 상상하기조차도 끔직한 참상이 빛어질 뻔한 이치였다. 염도 는 아차 하는 심정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염도가 성질 더 럽고 성격 급하기로 소문나 있다손 치더라도, 그래도 당당히 정도 를 표방하는 무림의 명숙으로서 해야될 일과 하지말아야 될일, 그 리고, 주의해야 될 일 정도는 알고 있었다. 방금 그는 크나큰 실수 를 범할 뻔 했던 것이다. 만약에 무작정 휘둘러진 그의 홈염에 의해 발생할 뻔한 인명피해 와 재산피해를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심장이 벌름벌름 거린다. 또한 그에 대한 자신의 보상과 주위에서 들려올 비난은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그런 비극이 사전에 막아졌다는 사실에 대해 염도는 안도의 한숨 을 내쉴 수 있었다. '큰 실수를 범할 뻔 했군!' 염도가 가슴을 쓰다듬으며 안도을 한숨을 내쉬었다. "아! 전 뭘 걸어도 좋습니다. 근데 진실과 허구에 대한 진위 평가 를 받기에 이곳은 너무 좁다는느낌이 드는군요. 이래서는 쌍방이 모두 제대로된 힘을 발휘할 수 없죠. 주위에 기칠 민폐도 생각해야 하구요. 좀 넓찍하고 한적한 곳으로 시험대를 옮겨 평가판을 벌여 보는게 어떨까 하는데요.. 아저씨의 의향은 어떠신지? 설마 거절하지는 않으시겠죠. 무림의 이름높은 명숙인 염도께서 주위에 끼칠 민폐도 생각하지 않는 파렴 치한일 리가 없을 테니깐요! 설마 붉은 화염의 붉꽃 칼날로 불리시는 분이 그러실리는 없겠죠. 그렇죠!?" "씨익!" 비류연이 예의 그 얄미운 미소를 지어 염도에게 보여주었다. 비류연은 염도를 향해 청산유수처럼 말을 내뱉었는데, 그의 말에 자자구구 틀린 말은 없었다. 단지 안하무인 격으로 싸가지가 없다 뿐이였다. '저, 저놈이......' 염도는 속으로 광분할 수 밖에 없었지만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 했다. 비류연의 말은 얄밉기는 했지만 옳은 말이였기 때문이다. 염도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옮기는 도리 밖에는 달리 다른 용한 수가 준비된게 없었다. 어떻게 상대방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운집된 곳에서 저렇게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과 명성과 강호의 지위를 강조하며 자신의 대한 처신에 관해 떠벌려 놓았으니 그 자신의 행동은 이미 결정난 것이나 다름없었 다. 어찌 그렇게 까지 강조된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 있겠 는가? "좋다. 끼꺼이 네놈의 의사에 동조해 주마.자리를 옮기지." "당연히 그러셔야죠." 보는 사람 기분나쁘게 비류연이 자꾸 히죽히죽 웃는다. 쾌재의 미소였다. 드디어 상대는 완전히 덫에 걸려든 것이다. 비류연의 관점 속에서, 염도는 이미 빼도 박도 못하는 덫에 갇힌 쥐새끼 신세인 것이다. 먼저 비류연이 몸을 돌려 앞장서서 주루 문 밖으로 걸어났고, 그 뒤를 염도가 따랐다. 이렇게, 두사람은 주루의 문밖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터져나오는 주루 곳곳의 안도의 한숨. 두사람이 사라지자 마자 주루 안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위압감도 씻은 듯이 함께 사라져 버리고 약간의 잔잔한 여운만이 남았다.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군!' 이라는 생각이 바로 지금 주루 안에 있던 모든 손님들의 공통된 심정이 였다. 이 주위의 사람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의 엄청난 존재감을 염도는 발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후에도 그 위압감의 여운 을 계속 남겨놓았던 것이다. 물론 비류연에게서 한올의 존재감이나 위압감, 혹은 중압감 따위 의 것들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었다. 모든 중압감과 존재감은 모두 염도로 부터 비롯된 것들이였다. 때문에, 주루의 모든 사람들은 이제 비류연의 인생은 비참할 정도 로 끔찍하고 처참하게 종말을 고할 것임이 틀림없다고 내다보고 있었다. 개중에는 조용히 비류연의 명복을 빌어주는 사람조차도 있었다. * * * * "그럼 , 시작할까요!" "톡!" 어느 한적한 공터. 두 사람이 주루를 나간 뒤 몇몇 곳을 둘러 찾 아낸 이 공터에서, 까요..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그와 동시에 비류연 의 왼발 끝이 가볍게 한번 지면(地面)을 굴렀다. "챙강!" 비류연의 왼발 끝이 지면을 가볍게 톡하고 찍자마자 신기하게도 비류연의 왼발목에 차여있던 묵룡환(墨龍環)이 벗겨지며 땅바닥에 툭 떨어졌다. 이와 함께하여 대지를 받치며 서있던 비류연의 발 끝으로 부터 강맹한 기류가 휘이이잉 생성되어 나와, 순식지간에 비류연의 온몸을 휘감싸는가 싶더니, 염도의 시야 앞에서 비류연은, 왼발의 가벼운(남이 보기에는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발구름 한 번 으로 그의 존재를 텅빈 허(虛)와 무(無)의 공간 속에 숨겼다. 염도가 폭발적이 기세로 폭염의 발도를 펼쳐내기도 전에 다시 비류연의 자신의 존재를 염도의 시야 속으로 드러내었다. 이 처음과 두번째의 상황 사이에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때 이미 비류연의 존재와 염도 사이에 거리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두사람 사이의 거리가 무(無)의 상태로 화(化)한 이 순간, 격돌이 일어났다. 가장 먼저 염도와 비류연 사이의 거리를 무(無)로 만든 것인 비 류연의 오른발였다. 오른발을 앞에, 왼발을 가볍게 뒤로 뺀 자세에 서 도를 뽑을 준비를 하고 있던 염도의 왼발을 그대로 밟아버렸던 것이다. 이 부지불식간의 한수에 염도는 아무런 방처도 대처도 하지 못한채 자신의 움직임을 봉쇄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과연 고명한 절정고수는 무엇인가가 틀려도 틀린가!? 이 부지불식간의 순간에 거의 본능적인 순발력으로 반쯤 뽑아 낸 염도의 애도 홈염! 하지만 , 안타깝게도 그 붉은 몸신이 채 안식처을 빠져나오기도 전에 우아한 나선을 그리면 뒤집어지는 비류연의 좌장에 밀려나, 홍염은 방향을 상실하고, 힘을 흐트러 트렸고, 마지막으로 꺽인 왼손목에 붙어있는 왼손에 의해 반쯤 뽑혀진 붉은 도신이 잡혀버려 끝내는 속도를 상실해 버였렸다. 염도의 도는 멈추어 버리고 만 것이다. 염도로서는 이 믿을 수없는 사실에 일순 넋을 잃고 말았다. 아무리 다 뽑혀지지 않은 도이기로서니, 그 안에 축약되어 있던 힘은 결코 가볍운 기운이 아니였다. 보통 사람들이 손을 데었다 면 그 사람은은 자신의 팔을 평생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시커멓게 타버린 고깃덩어리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화령신공의 불꽃력(火焰力)과 기(氣)가 응집,응축 집결 되어있던 자신이 홍염이 이름도 모를 약관의 애송이에게, 그것도 채 다 뽑히기도 전에 잡혀다는 것은, 당장 홍염를 입에 물고 콱 자빠져도 씻을 수 없는 치욕이자 오명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염도의 비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비류연의 움직 임은 아직 그 끝을 맺고 있지 않았다. 비류연의 우수(右手)가 쭉 내뻗어지며 활짝펴져있던 손바닥이 가벼운 손목 놀림 한번과 함께 뒤집어 지며 손바닥의 안쪽면이 염도의 명치 부분을 그대로 직격 했다. 손바닥을 한번 뒤집는 가볍게 보이는 한수였지만 그 안에 실린 힘은 간단히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것이 절대 아니였 다. 비류연의 장력이 염도의 몸을 통해 침투되었다. 잔잔한 호수에 퍼져나가는 파문처럼 넓게, 폭풍속에 일어나는 파도처럼 거세게, 비류연의 우장에 실려있던 장력은 염도의 몸안 으로 넓게 퍼져나가며 엄청난 충격으로써 염도의 몸안을 분탕질 쳐 놓았다. 정확하니 급소를 얻어맞은 터라 승부는 비류연의 이 한수 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싱겁게도,그리고 놀랍게도 내노라하는 강호의 명망높은 도객 하나 가 약관의 애송이 청년이 뻗어낸 장법 단 한수를 감당치 못하고 나가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염도 자신이 자신의 애도 홍염이 채 뽑히지도 못한채 치욕속에서 잡혀버린 것에 대한 정신적, 심리적인 충격이 한목 단단히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였다. 이렇게 염도는 자신의 눈앞이 캄캄해짐과 동시에 멀어지는 의식 의 저편을 느끼며, 어두움 깊은 곳, 심연의 늪으로 그의 정신을 깊 숙히 가라앉혔다. 치욕 속의 불명예스런 참패를 당한 염도(焰刀)! 염도가 다시 정신을 차리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하게 된다. "여반장(如反掌)......이라!" ""흠...괜찮은데......" 푹, 면상을 지면에 쳐박은채 쓰러져있는 염도에게 흘낏 시선을 던지며 비류연이 중얼거렸다. 이 중얼거림 속에는 약간의 기분좋은 감탄이 담겨져있었다. 방금 비류연이 염도의 모을 통해 시연해 보인 무공이 바로 비류연 이 그의 사부로 부터 덤으로 배운 일권,일각, 일지, 일장 중 하나인 일장법(一掌法), 명명(命名) '여반장(如反掌)'이였다. 일권 삼복구타권법, 일각 무생각 ,그리고 지금 선보인 일장 여반장 그 기원에 무상(無想:아무생각도 없이 덤으로 만들어졌지만...이란 뜻으로 해석됨.)이 있다 하더라도 그 위력은 전무(全無)하지 아니 하였던 것이다. 여반장! 손바닥 뒤짚는다는 이름 그대로의 용형(用形)과 오의를 지닌 장법이였다. 있는 말 그대로 여반장이란 이 어이없는 이름을 가진 시시한 장법 에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알고보면 손바닥 뒤짚는 것, 이것 하나 밖에없다. 전사를 통해 발끝에서 부터 허리와 어깨를 돌아 나선을 그리며 손끝으로 타고내려오는 회전력의 오묘함에 의해 뒤짚혀 지는 손바닥이 이 장법의 모든 것 이였다. 하지만 이 한 동작이 분뢰수와 더해져 무서운 위력을 낳게 되는 것이다. 비류연이 염도의 강맹한 도력(刀力)에 밀리지 않고, 그의 도를 어떠한 장애에도 구애도 받지 않고, 거침없이 그리고, 무사히 잡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반장의 묘용에 의해 폭발하기 직전에 있던 홍염의 힘과 속도의 방향을 흐트러트려, 그로인해 턱없이 위력이 반감된 홍염의 붉은 도신을 분뢰수의 수법으로 잡아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을 정도 간단한, 마치 심심풀이 차 만들어진 듯한 인상 주는(아마 사실일거다!) 무공수법으로 강호를 질타하는 드높은 명성을 지닌 염도의 도를 잡아내어 그의 자존심을 산산히 박살내고 , 그의 정신상태를 인사불성의 상태로 전환시켜 땅바닥 에 뉘여놓은 것이였다. 만일 알려진다면 강호를 손쉽게, (그래! 마치 여반장처럼) 쉽게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상황이였지만 , 비류연은 별로 대수롭 지 않다는 표정이였고, 그냥 조용히 서서 뉘여져 있는(그 자신이 뉘여놓은) 염도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손가락으로 쓰러져있는 염도의 머리를 쿡쿡 쑤시면서....... "킥킥.나도 이제 막 부려먹을 제자가 하나 생긴건가?!" 만약에 쓰러져있는 염도에게 티끌만한 크기의 의식이라도 남아 있었더라면 그는 그의 온몸을 얼려버릴듯한 무한한 한기에 휩쌓 였을 것이 분명햇다. 정신이 들면 한번에 천지(天地)가 뒤집혀 버린 듯한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체 염도는 편해보이는 자세로 뻗어누워있었다. 기쁨이 가득한 미소를 만면 가득히 머금으며 비류연은 자신이 벗어 놓았던 묵룡환을 주워들어 다시 자신의 왼발목에 찾다. 이 벗겨진 묵룡환은 비류연이 염도와의 대전에 매우 막대한 신경을 쏟아부 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물이였다. 비뢰도를 쓰지않고 염도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현 상태보다 더 빠른 속도를 얻을 필요가 있었 기에 비류연의 그 자신에게 채워져있던 4개의 묵룡환중 하나를 벗었던 것이다. 그리고, 벗겨진 이 하나의 묵룡환은 그에게 엄청난 가속(加速)을 가져다 주었고 이는 염도를 제압할 힘이 되었다. 비류연은 묵묵히 서쪽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제 서산으로 기울어 황혼을 짙게 뿌리고 있었고, 붉게 물들어가는 천공과 대지사이로, 휘이이잉! 기분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 * * * 이번화는 좀 길게 썼습니다. 저 착하죠!^^; 오늘 모교가 있는 원주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동기 얼굴도 보고 앗쎄이들 얼굴도 보니 기분이 좋군요!^^ 99학번은 여자가 많이 드렁와 마음이 흡족했다는...흐흐^^ 내일이면 또다시 자대로 복귀해야 하는 군요. 정말 아쉽습니다. 아....... 이제가면 언제 나올지......흑흑....T_T 어쩌다 수통으로 가게되서.......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열심히 해야죠! 그럼 이만....... 아마 한화정도 더 올릴 수 잇을 겁니다. <55> * * * * '제자(弟子)!' '제자(弟子)란 란 무엇인가?' '사부(師父)의 반대말이다!' '정답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누구 밑에서 배우는 사람을 제자라 한다.' '제자는 사부없이 성립되지 않는다.' '사부가 있기에 제자가 있다.' 사부는 대단해야 한다. 시시한 존재는 결코 사부가 될 수 없다. 자신은 이제 제자가 아니다. 자신은 충분히 남의 사부가 될 자격 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남들도 다 인정한다! 자신은 강하다고. 자신은 훌륭하다고. 그러니, 단 한수만이라도 좋이니 그 강함의 비결을 일부분이나마 가르쳐 달라고, 자신의 사부가 되어달라고, 염심히 설득하고 부탁하고 애걸들한다. 하지만 자신은 모두 거절했었다. 귀찮았었다. 자신이 한때 제자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자신이 제자였으므로, 자신이 제자이기 위한 사부라는 존재(存在)가 있었다. 사부는 강했다. 자신은 그 강함이 너무나 좋았고, 그래서 존경했다. 그리고, 배웠다. 그래서, 배웠다. 사부의 강함을 원했다. 자신도 그와 같이 되기 위해 그는 배웠다. 사부는 제자에게 있어 절대(絶對)적인 존재(存在)다. 사부가 일어나신다. 제자가 세숫물을 떠다드린다. 사부가 시장하시다. 제자가 밥을 한다. 사부가 술을 드시고 싶어하신다. 제자가 산골짜기를 뛰어내려가 술을 사온다. 사부가 계시는 방이 지저분하다. 제자가 청소를 한다. 사부가 부른다. 제자가 달려간다. 사부가 시킨다. 제자가 한다. 사부가 시킨다. 제자가 한다. 한다!한다! 뭐든지 한다! 사부가 시켰다. 제자는 해야한다!해야한다! 사내는 꿈을 꾼다. 사부가 있었다. 자신의 무(武)의 스승. 끝없이 강했던 사부. 동문수학한 친구가 있었다. 이제는 친구가 아니다. 그놈이나 그녀석이라 부르자. 그런 호칭이 훨 잘 어울린다. 그런 놈은 이제 생각도 하지 말자. 재수없다. 사부는 절대적이였다. 사부는 위대했다. 나는 사부의 반쪽이였다. 사부의 나머지 반쪽은 그녀석이였다. 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나와 그놈은,(우리들이 아니다!) 반 이상이 될 수 없었다. 태극청홍신령빙염공(太極靑紅神靈氷炎功)! 사부가 지니고 있던 무공의 명칭! 무도(武道)의 극의(極義) 중에 극의(極義)였다. 홍염(紅焰)은 모든 것을 불태우고, 청염(靑焰)은 모든 것을 얼려 버린다. 두가지가 하나로 합쳐지면 두려울 것도 막아설 것도 없었다. 하나, 두가지를 한몸에 지닐 수는 없었다. 사부는 둘을 한몸에 지닐 수 있었지만 그놈과 나는 둘을 한몸에 지닐 수가 없었다. 사부는 특이체질이였고, 우리들은 아니였기 때문이다. 자신은 홍염을 택했다. 사부가 그에게 신도 홍령을 주었다. 자신의 친구는 청염을 택했다. 사부가 그에게 신검 청령을 주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런데, 딸이 있었다. 사부의 딸이다. 그녀를 사랑했다. 아주 많이 사랑했다. 그런데......그런데 그놈에게 주었다. 이건 기분 나쁘다. 참을 수가 없다. 그런 얼음덩이 같은 놈이 어디가 좋은 거야! 화가 난다.화가 난다. 싸웠다. 싸웠다. 싸웠다....... 싸웠다. 싸웠다. 싸웠다....... 결판이 안난다. 그러나 내야한다. 그녀가 그를 택한다. 결판이 나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그를 택했다. 나는 사부가 택하게 했다고 하고, 그녀는 자신이 택했다고 한다. 화가 난다.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참을 수가 없다. 사부에게 따지려 들었다. 그런데, 사부가 죽었다. 절대로 죽을 것 같지않던, 죽음마저도 제압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사부가 죽었다. 나는 그곳을 나왔다. 뛰쳐나왔다. 무작정 뛰쳐나와 강호천하를 해메었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가차없이 제거해버리며 그는 강호 를 떠돌았다. 다시는 돌아갈 일이 없을 것이다. 그곳으로... 그곳으로........ 사내는 자신의 오른 손에 들린 자신의 애도를 바라본다. 저녁녘의 황혼보다도 짙은 붉은 빛을 머금고 있는 범상치 않은 신도(神刀)! 여지껏 한번도 그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실망시킨적이 없는 자신 의 분신이였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지니던 진명(眞名) 대신에 홍염(紅焰)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게된 도(刀). 그는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피처럼 붉은 붉꽃을 피우는 자신 의 애도(愛刀)를! 손이 하나있다. 자신의 손은 분명히 아니였다. 자신의 손은 틀림 없이 자신의 붉디 붉은 애도를 꽉 쥐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태 로 자세를 고쳐 잡고 있는 그에게 , 여지껏 함부로 덤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목숨이 아까웠던 터이다. 하지만 저기 떠 있는 저 손은 예외였다. 저기 저쪽 저편에서 장난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손에게는 거칠 것이 없는 모양이였다. 손은 거침없이 움직여 사내에게로 다가왔다. 두고 볼것없이 붉은 머리칼을 지닌 사내가 자신의 애도를 휘두른다. 그러자 자신의 애도로 부터 화려하고 아름 다운, 그리고 거친 불꽃들이 피어올라 둥글게 벽을 형성하여 사내 자신을 보호했다. 사내는 흡족해 했다. 사내는 확신했다. ' 그 무엇이라도 이 불꽃의 벽을 뚫고 나에게 도달할 수는 없어. 고로 나는 안전하다.그러므로, 나는 강하다." 하지만 사내의 자신감은 순식간에 한줌의 티끌과 같이 부스러지고, 뿔뿔히 흩어져 버렸다.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손쉽게 손은 그의, 그가 만든, 불꽃으로 쳐진 방어벽을 뚫고 그에게로 다가와 그를 덮쳤다. 갑자기 새하얀 손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한배, 두배, 세배, 손은 더욱 더 커지더니 곧 사내를 덮어 누를 수 있을 정도 로 커졌다. 그의 공격을 모두 무위로 돌려보내는 그 손은 매우 위협적이다. 손이 사내를 덮쳤다. 사내는 막을 수 없었다. 암흑이 주위를 덮쳤다. 잠시후 넋이 나가잇던 사내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인지하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이 새하얗고 커다란 손바닥 위에 서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서유기에 나오는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 처럼.. 그리고, 아주 가벼운 동작으로 손박닥이 발랑 뒤집혔다. 사내도 같이 뒤집혔다. 세상이 전부 뒤집혀졌다..고 사내는 생각했다. 이 손바닥 뒤집힘의 동작하나로 자신의 모든 것 이 뒤집혀 지고 바뀌어져 버렸다는 것을 사내는 깨달았다. 손바닥 위에 있을 때 그는 강했다. 너무나 강하다고하며 사람들은 접근조차 꺼려했었다. 하지만 그 강함에 이끌려 자신에게 한수만 이라도 가르쳐 달라며 애걸복걸하는 무리들도 수도 없이 많았다. 사내는 강했다.그는 그렇게 인정받고 있었고, 그 대우와 평가에 대해 사내는 흡족해 했다. 강호상의 어떠한 인물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사내는 자신감과 자만심으로 가득차있었다. 명예가 오색찬연 히 빛을 발하고 명성이 드넓은 천하를 울렸다. 그랬었다.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손바닥이 뒤집혔다. 갑자기 자신이 보잘 것 없어 졌다. 사내는 그렇게 느꼈다. 손바닥 위의 세상에 있을 때만해도 그는 남을 가르칠 사부될 자격이 충분했었다. 하지만 손바닥 아래 의 세상은 그렇지 못했다. 사내는 한없이 초라해지고 왜소해지고 위축되어 졌다. 이제는 또다시 제자가 되어 사부를 모셔야 될 몸이 되어버렸다. 그는 방금전만해도 저 위에 있었지만 이제는 저밑에 있다. 명예(名譽)는 그 광휘을 잃어 버렸고 ,명성(名聲)은 지상으 로 곤두박질 쳤다. 수치스러웠다. 억울했다. 그리고, 사내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난 인정할 수 없어! 절대로 인정할 수 없어! 이것은 한순간의 악몽(惡夢)일 뿐이야!" 사내는 울부짖었고 그 울분의 외침 때문인지 아닌지 세상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내는 자신이 뒤집혀진 세상에 거꾸 로 서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내 주변의 세계가 서서히 조각조각 붕괴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내 자신도 함께 떨어졌다. 곧 시 커먼 암흑이 사내를 덥쳤고,사내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어둠 속 에 묻혀 들어갓다. 곧 완전한 무(無)의 세계가 그를 삼키어 버렸다. 사내는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렸다. 또르륵! 또르륵! 두 눈동자가 쉴사이없이 굴러간다. 그 눈동자는 단 한사람을 향한 것인데 관찰대상자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겠다는 듯이 뚫어져라 관찰대상을 쳐다보고 잇었다. 왜 이렇게나 식을 딸을 줄줄 흘리고 잇는 것일까? 얼마나 맘이 흘렸는데 옷이 다 젖어 축축해져있었다. 인상은 팍 우그러뜨려진체 찌그린체, 헛소리 삐직삐직 해가며 경련을 떠는 모양새가 가위에 눌려도 아주 단단히 눌린 모양이 였다. 큰 내상을 입지도 않았는데도,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일어날 줄 모르는 붉은 머리칼을 가진 특이한 생김새의 관찰 대상자를 바라보며, 비류연은 참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꿈틀! 갑자기 비류연의 관찰대상이 꿈틀꿈틀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닥에 튀겨져 더오르는 공 같이 격렬히 움직이던 관찰대상, 즉 염도눈이 뻔쩍 떠졌다. 비명과 더불어....... "으아아아아아악!" 염도는 기분이 매우 나빴다.나빠도 나빠도 아주 나빴다. 안그래도, 매우 찝찝하고 끔찍하고 무서운 가위에 눌렸다가 겨우 깨어났는데 바로 눈안에 확 들어오는 기묘한 얼굴이라니. 그것도 자신을 무 슨 장난감 마냥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ㅎ어져라 쳐다보는 놈의 면상은 그의 기분을 끔찍하게 상하게 했다. 염도가, 그 얼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고, 그와 만나서 행해지고 이루어졌던 일이 꿈이 아니라는 절망적인 사실을 인식하고 인지 하는데는 잠시동안의 시간이 필요했다. 염도의 머리는 상당히 혼 란해져 있었던 터라 제정신의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곧 , 염도는 인식했고, 그는 곧바로 다시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차라리 깨어나지 말것을!내가 왜 깨어났을까?!'하고 후회도 해보 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리하여,이로써 그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 하게되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방향과 방법으로...... 그리고, 두사람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 드디어, 도입부가 끝났습니다. 그동안 얼마를 썼는데 아직 천무학관에도 들어가지 못했는지 제자신이 봐도 참 한심합니다. 그래도, 드디어 서론이 끝났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본론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도입부를 완결하고 가게 되는군요! 자대로....T_T 아....... 정말 가기 싫습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가야죠. 다음에 나왔을 때도 글을 써 나올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몸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필승! -R.O.K NAVY 검류혼- <56> ******************************************************** 진(眞)! 천무학관(天武學館)의 장(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히 펼쳐져 있는 새파란 물빛 대지. 물새는 순풍을 타고 울고, 호변의 갈대는 미풍에 흔들린다. 이 투명한 맑음이 숨쉬는 푸르름의 쪽빛 빛깔 곁에 어깨를 나란 히 이웃하며, 거대히 펼쳐 솟아나 있는 인간의 손길. 난공불락(難攻 不落)이라는 사자성어를 몸소 표현이라도 하는 듯이 이중의 겹으로 우뚝 솟아있는 성벽! 그것은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든든한 방패 처럼 철벽같이 견고하고 단단해보였다. 이 견고하기 그지없는 성벽 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서 끝날지 모를 정도로 넓은 지역을 감싸안고 있었고, 그 주위에는 적이 함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해자(공성에 대비하여 성벽주위에 파놓은 수로)가 파여져 있어, 하늘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하나의 둥근 물의 띠(水環)를 이루고 있었다. 그 안은 수십채의 거대하고 웅장하고, 화려한 전각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 성채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되는 것처럼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삼엄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세상 저편으로 보이는 한줄기 수평선으로 부터 광활히 펼쳐진 자연의 대절경인 파양호를 이웃하여, 장엄하게 자리한 수많은 전각들의 군집들! 이곳이 바로 강호백도무림의 무예의 정수가 숨쉬는 위대한 무도(武道)의 배움터이자,거대하고 강력한 무위 (武威)를 자랑하는 강호백도무림의 핵심(核心)인 천무학관의 자리 터전이였다. 그리고, 이 거대한 무위와 무력의 결정체인 천무학관(天武學館)과 넓고 거대한 물의 쪽빛대지 파양호에 인접하여 자리하고 있는 도시 남창! 남창은 지금 파양호와 더불어 하나의 거대한 존재에 의해 지금 승승장구, 번화와 번영은 일변도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다. 그 단체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천무학관(天武學館)이라 명명 (命名)되어진 단체였다. 매일마다 수백수천명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하고, 수백수천종의 물자가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쉽게 표현하자 면 눈이 핑돌 정도로 엄청난 양의 물자가 눈코뜰세없이 들락날락 거리며 교류되고 있는 것이다. 천무학관에 의해 생성된 이 엄청난 수요와 공급으로 인해 필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남창은 번영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더 급속도로 번창일로를 걸어가고,아니 달려 가고 있는 중이였다. 여기에 붙은 가속이 너무나 커 이제는 마음 대로 멈춰 설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요즘 남창에 위치한 모든 주루와 객잔,즉 모든 숙박시설과 유흥 시설은 모두가 입추의 여지가 없는 만원 사례의, 연속의 연속의 연속을 거듭하는 연속대행진 중이였다. 즉, 대박인 것이다. 때문에! 그리하여 현재 이쪽 업계의 주인들의 입은 좌우로 주욱하고 찢어 져 다물어질 줄 모르고 있었다. 중원각지에서 청운의 꿈을 품고 모여든 수많은 무림인들에 의해 숙박업소들은 이미 빼곡히 들어차있었고, 주루에는 밤낮없이 해 와 달의 자리바꿈을 상관치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물론 이 자리에는 술은 필수였다. 날밤을 지센 후에 남은 것은 빈 술병과 빈 안주접시 뿐이라 하지 않는가! 지금 남창에 모여들고 있는 무림인들! 이들 대부분이 모두 등용문 을 넘어 승천을 꿈꾸는 무인들이였다,는 것은 아니올시다였다. 그들 중에서도 30대 미만의 고르고 골라낸 약관의 청년고수 일부분 만이 승천을 꿈꾸는 무사들이였고, 나머지 모두들은 구경꾼 들내지는 정보상인 내지는 내기꾼들이였다. 물론 크게보면 모두 구경꾼들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이 모여든 이유는 단 하나, 곧있으면 열릴 천무학관의 최대중요행사의 하나인 천무학관 입관시험 통칭 '승천무제(昇天武祭)'라 불리우는 무(武)의 제전(祭典) 때문이였다. '승천무제(昇天武祭)' 이 얼마나 무인의 가슴을 두방망이질 치게 만들고 무인들의 허리춤에 비끌어맨 도검(刀劍)의 신(身)을 울리게 만드는 이름인가! 이를 통과하기 위해 매년 검(劍)을 갈고, 도(刀)를 닦는 이가 수천 을 쉬이 헤아린다. 그러나 그 중 아주 극소수 만이 이를 통과여서 빛나는 영광을 손에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탈락한 대다수의 사람 들은 다시한번 일년이 시간동안 실력을 연마하여 재도전에 도전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 승천무제에 합격만 한다면 강호백도의 후기지수로서의 한 자리가 완벽하게 보장될 뿐만 아니라 그의 미래는 전도양양하게 완벽히 보장되게 된다. 강호백도의 실력의 척도(尺度),무위(武位)의 가늠자! 승천무제(昇天武祭)! 그러니 누가있어 이 승천무제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겠으며, 시선(視線)을 뗄 수 있겠는가! 지금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은 모두 가 곧 있으면 행해질 승천무제에 맞추어져있다. 그러니 어떻게 승천무제에 대한 그들의관심을 끊을 수 있겠는가. 모두들 그럴 수가 없기에 이토록 시끌벅쩍지근하게 술단지 하나를 옆에 꿰어차고 밤에 밤을 세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게 아니겠는가! 백도 무림후기지수들의 꿈의 축제라 불리우는 등용(登龍)의 장(章)! 대(大) 승천무제(昇天武祭)! 그 화려한 무(武)의 축제가 지금 시작되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뜨거운 열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들떠서 흥분하고 있는 남창에 두명의 남자가 들어섰다. 한명은 이십세가 되었을까나 할 정도의 평범해보이는 청년이였고 한명은 적발 적염 적미의 특이하고도 특별하면서도 특징적인 용모 를 지닌 사십대 중반의 중년인 이였다. 청년의 앞머리는 길어질 대로 길어져 눈을 덮고 잇었기에 정확한 용모는 파악하기 어려웠 으나 채 가려지지 않은체 내놓아져 있는 턱선으로 보아 못생기지는 않은 듯 하였고, 입고있는 옷은 별 특징없는 청색무복으로 특기 사항이 별로 없었다. 반면 청년의 옆에 동행하고 있는 사십대 중반 으로 보이는 중년인은 한 번 보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용모를 가지고 있어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적발(赤髮) 적염(赤髥) 적미(赤眉) 특이한 외모! 게다가 옷까지 불꽃같은 황금빛섞인 진홍의 무복을 입고있어 마치 하나의 불꽃 그 자체를 연상케 하 였다. 허리에 비끌어 메이져 있는 한자루의 도(刀)마저도 붉은 그 에게 단 하나 진홍빛을 띄지 않은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등에 지어져 있는,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칡흑의 묵금 (墨琴)이였다. 깊디 깊은 암흑을 연상케하는 칡흑의 어둠빛을 지닌 묵금(墨琴)은 왠지 그 중년인을 부조화스럽게 만들고 있어 지나가는 주위사람들 모두가 이를 이상히 생각하며 힐끗힐끗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중년인이 왜 그런 묵금을 등에 지고 있는지는 그 두사람 만이 아는 사연이 있을 터였다. 이렇게 부조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이 두사람의 이름은 입 아프게 말할 필요도 없이 비류연과 염도 곽..(퍽! 윽...) 이였다. * * * 곧 있으면 있을 승천무제(昇天武祭)! 이를 관람하기 위해, 또는 출전하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 헤아릴 수 없이 몰려든 군중 들에 의해 객잔은 이미 만원에 만원을 거듭하여 모두 점거 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비류연이 떠억하니 방을 구했다는 사실은 (그것도 남창에서도 알아 준다는 객점 하월루 (夏月樓)에 방을 잡을 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었다. 이미 모든 주루와 객점의 예약은 한달이상 전에 이미 끝나있던 상태였다. 그러기에 방값은 천정부지 치솟아 올랐고, 남창 전역에 위치한 인가집에는 민박이 판을 쳤다. 이 시기에 민박 으로 얻는 수익은 이곳 남창의 중산층 가정에는 절대로 무시못할 매우 중요한 이익이며 상당히 잡짤한 수익이였다. 물론 이 민박값도 승천무제의 개시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고액으로 치솟아 오르고 있는 실정이였다. 때문에 승천무제를 구경하러왔던 가난한 사람들 의 눈에는 피눈물이 ㅁ힐 다 지경이였다. 이 민박마저도 얻지 못한 무인들과 관전자들은 파양호 강변에 천막을 치고 그곳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였다. 그렇기에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볼 수 있는 기풍물(奇風物)이 바로 파양호 호변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각양각색의 천막들이 이루는 천막촌 이였다. 이때 이곳 남창의 천막 장사들은 매상이 세배이상 뛰어오르기 때문에 일년 수익의 절반이상을 이맘 때에 걷어 올리는 것이다. 여러모로 승천무제는 이곳 남창의 경제에 좋든 싫든 막대한 영향 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하(下)에서 내일 모레면 승천무제의 개시일 인데 자리가 있을리 천부당만부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비류연은 구했다. 그것도 일등급 객점이라 할 수 있는 하월루(夏月樓)에서, 그것도 최고급으로! 하월루(夏月樓)는 여름 달이 머무는 곳이라는 운치있는(정말?) 이름을 지는 남창 제일의 객점이였다. 총 수용인원 400명! 종업원 수 100명! 최고의 요리사 들과 최고의 미주(美酒),그리고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편 안히 모시기로 유명한 이곳은 돈도 돈 나름대로 고액지만 이미 두달 전에 예약이 마감된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하월루에서 이리도 쉽게 방을 얻다니 이것이 어찌된 일인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그의 제자, 본인에게 물으면 극구 제자임을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부인할 염도(焰刀)에게 있었다. 염도가 누구인가? 이래뵈도, 어쩌다 이름도 없는 무명의 소졸 비류연에게 당해 그의 제자로 전락해 버린 비운의 인생이지만 그래도 강호에서 알아주는 천하오대도객의 수장이며,강호막강세력 인 염천도문(焰天刀門)의 문주(門主)인 그였다. 그런 그가 방을 달 라는데, 거절할 자가 누가 있겟는가! 그것도 성질이 더럽고 급하기로 유명한 염도 그에게! 이곳은 남창! 천하의 무인들이 모인다는 무(武)의 집결지인 곳! 이곳에서도 일등급으로 자리매김되어져 있는 하월루에서 염도를 못알아볼 리가 없는 것이다. 이곳에는 무림인의 신분 파악은 장사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중차대한 일이였다. 상대의 신분과 능력, 위치와 비중을 정확히 판단하여 절대고수에게는 절대 거역 치 않고 기분을 거슬리지 않는 것이 바로 이곳 남창 주루숙박업계 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인 것이다. 절대고수의 비위를 잘못 거슬렸 다가 사라진 객점과 주루가 한둘이 아니여서 열손가락과 열 발가락 으로는 다 셀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 남창이였다. 게다가 별의 별 무림인들이 다 모이는 곳인 만큼 사고의 위험성도 잦기 때문에 항상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하는 곳이 바로 이곳 남창 주루숙박없계의 사정이기도 했다. 그런 남창에서도 염도(焰刀)는 특일급(特一級)으로 분류된 절정고수였다. 게다가 위험도와 주의도 도 적색(赤色) 특(特) 제일급(第一級)으로 분류되어있기 때문에 그런 염도에게 방이 없다고 방을 못내어줄 객점은 이곳 남창에는 없었다.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방을 마련해야하는 것이다. 그의 특이특별특징한 외모는 그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없게 만드는 것이였다. 게다가 그의 눈동자을 한 번만 바라본다면 더럽기로 유명한 그의 성질은 단박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외모는 걸어다는는 신분증명서였다. 그러기에 하월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을 마련해야 했다. 그리하여, 끝내는 마련했다. 그 때 하월루의 지배인은 눈물을 머금 었다. 해냈다는 성공과 기쁨이 가득한 성취감의 눈물은 아니였다. 자기 방을 빼았긴데 대한 서러움의 눈물이였다. 염도의 격에 맞는 방을 마련하기 위해 그들은 없는 방을 만들어 내야 했다. 그러자, 그렇게 되고보니 만만한 방은 지배인의 거처밖에 없었던 것이였다. 그 보다 신분이 밑인 고용인들의 방은 염도의 격에 맞 지 않는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였다. 그러기에 하월루의 지배인 환장한은 눈물의 머금고 그의 방을 비웠고 곧 그의 방은 2인 1실 의 객실로 순식간에 변모했다. 그리고 지배인 환장한은 점소이의 숙소에서 당분간 같이 지내기로 결정내려졌다. 환지배인은 정말 환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별 수가 없었기에 환모는 속으로 이름값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속으로 환장했다는 이야기다. 이리하여 비류연과 그외 1명은 편한한 숙소에서 편한한 잠자리를 제공받게 되었다. 그래서, 그 뒤에 숨겨진 비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비류연은 연신 싱글벙글 할 뿐이였다. 다음날 그가 경순이(輕順耳) 나중해를 만난 그 다음날 그때 그시(時) 전까지는 그랬다. ********************************************************* 안녕하십니까! 검류혼입니다. 이번에 휴가를 9박10일 나왔다가 이렇게 비뢰도를 하나 써올립니다. 저도 이번에 나와서 하나 써올릴 줄은 몰랐습니다. 써놓은게 없었거든요! 윽.... 그래서 이번에 거의 가망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올리게 되네요! 이런 걸 기적이라 하나 봅니다! ^^;; 저는 지금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근무부서는 피부과,비뇨기과,구강외과가 함께 있는 병동입니다. 비뇨기과 일이 제일 힘든데 수술전날에는 그곳의 털을 깨끗이 밀어줘야 합니다. 별로 기분이 찝찝 찜찜하죠!T_T;;; 털한가닥 남김없이 깨끗이 밀어 버리죠!윽....으으....;;; 그 외에도 들으면 찜찜할 이야기 들이 잇지만 생략하고 그래도 잘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10월 중순부터 부대 이전 때문에 뱅이를 쳐야 할 것 같습니다. 거의 죽음이죠! 그래서 이제 내년 1월 1일 까지는 못나옵니다. 외박 휴가 금지 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아는 사람들은 말하죠! 그럼 너 또나올 작정이였냐! 라고 말이죠! ^^;; 그래도 휴가 나와서 이렇게 한편 써올리니 기분 좋네요! 그럼! 다음에 뵙죠! -R.O.K NAVY 검류혼이가- <57> **************************************************************** 경순이(輕順耳) 나중해. 나이 45세. 직업 정보상인, 현 남창지역내 최대 정보매매조직 순풍당(順風堂)의 주인이라는 거창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자이다. 순풍당이라 하면 철석같은 신용과 탁월한 정보력을 기반으로 용호가 길길이 날뛴다는 남창성내에서 터를 닦아온 정보매매 조직으로 그 규모는 남창성내 제일이라고 공공연히 화자되어질 정도로 큰 것이였다. 그 순풍당을 총괄하여 관리,운영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눈 앞에 있는 인물 경순이(輕順耳) 나중해였다. 이런 그를 사람들은 보통 순풍산부이(順風散府耳) 나대이(那大耳)라 부른다. 원래 순풍이(順風耳)란 이런저런 소문들을 많이 주워듣는 사람을 가르키는데 , 그런 순풍이를 여러곳에 여러개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호였다. (썩 괜찮은 어감의 별호는 아니지만......) 원래 그의 별호인 경순이는 고래(古來)로(?)부터 전해져 내려오 는 고사(故事)를 인용한 것으로, 공자님께서 나이 쉬흔에 남의 말을 가려들을 수 있는 경지인 이순(耳順)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인용 (引用),이라기 보다는 왜곡(歪曲) 조작(造作)하여 만들어 붙인 것이였다. 그런데, 인위적인 조작이 가미된 별호답게 그의 경지 또한 한참 왜곡된 삐딱한 경지로서, 그는 남의 이야기를 모아 들었을 때 가려듣기는 가려듣지만, 나중해의 경우 돈이 되는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로 구분해 듣기 때문에 앞에 가벼울 경(輕) 자(字)가 하나 덧붙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는 그의 별호에 어울릴만큼이나 귀가 큰데, 그 크기가 얼마만하냐하면 삼국지의 유비 현덕이 형님으로 모실정도로, 멀리서 보면 얼굴 양옆에 주머니 두 개를 차고 있는 듯한 우스꽝스런 형상 이라 쌍낭이(雙囊耳)라고 우스개소리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그는 두주머니귀라는 뜻을 지닌 쌍낭이(雙囊耳)라는 별명을 무지무지 싫어해,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함부로 그의 귀 옆에서 했다가는 그의 발작으로 사지가 온전하기가 힘이 들었다. 남창(南昌)은 무림제일세(武林第一勢)라는 천무학관(天武學館)의 근원지이자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곳이라 나중해같은 중소문파를 지닌 자는 천무학관의 위세에 눌려 세력을 확장시키는 데 한계 가 있었다. 그래서, 경순이 나중해같은 한 조직을 이끄는 당주라 해도 영세정보상인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든 곳이 바로 이곳 남창이였다. 하지만 나중해는 그의 타고난 기지와 재치를 기반으로 하는 뛰어난 장사술로 남창제일의 정보조직이라는 명성을 획득함 은 물론 천무학관 내(內)에도 일부 선을 대고 있는 실력꾼이였다. 그런만큼 그가 현재 다루고있고, 또 장악하고 있는 정보의 양은 세인의 추측을 불허할 정도로 막대한 양이였다. 그런 그이지만 지금 나중해는 자기 업무실 하석(下席)에서 극도 극진의 예(禮)를 갖춘체 공손히 오체복지하고 있었다. 안그래도 길고도 가늘어 전체적으로 얄팍한 인상을 풍기는 그의 얼굴 이마빡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땀방울들이 송글송글 울울이 맺혀져 있고, 길고도 넓적한 복주머니같은 그의 귀는 힘없이 축처 져있었다. 가늘고 뾰족한 코밑에 나있는 쥐꼬리같이 수염은 비맞 은 생쥐의 꼬랑지처럼 파르르 떨고있는 것이 보기에도 안스러울 정도로 극도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그의 정면에 위치한 상석(上席:평상시에 그가 집무를 보고 정보를 정리하고 수입을 결산 하며 명령을 하달하던 바로 그 자리)에는 온몸이 붉은 색 일색 (一色)인 험상굳은 인상의 중년인이 위엄넘치는 모습으로 자리하 고 있었는데 적발,적염,적미의 강인하고 굳건한 외모와 오악의 장 대함을 연상케하는 그의 풍체는 질식할 듯한 엄청난 기도와 존재 감을 내뿜고 있었다. 온몸에 자신이 누군인지를 확실히 하나하나 강조해가며 써놓은 듯한 이 중년인은, 정보업계에 종사하는 나중해 로서는 도저히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사람, 바로 염도(焰刀) 곽 영희였다. 아마 정보업계 쪽에 종사하는 인물이 아닐 지라도 이 구주강호(九州江湖)에 몸을 담고 있는 자라면 결코 모를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 염도(焰刀)이기도 했다. 그리고, 염도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자리한 인물이 한명있었는데, 짙고 기다란 흑발에 앞 머리가 눈밑까지 내려와 얼굴형태를 잘 분간할 수 없는, 나이 이 십세정도의 괴청년이였다.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내뿜는 염도(焰刀) 본인(本人) 바로 옆에, 왠지 왜소해보이고 부시시해보이는 애송이 청년 한 명이 그와 동등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비록 오체복지하고는 있지만 대가리 속에서는 돌아갈 것 다 쌩쌩 잘 돌아가고 있는 나중해로서는 믿기 힘들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그 괴청년은 목숨이 서너개는 여비 분으로 준비되어 있는지, 오른팔로는 턱을 괴고, 두다리는 꼬아앉은 아주 시건방진 자세로 앉아있었다. 그랬기에 경순이 나중해의 놀라 움은 더욱 더 컷다. 솔직담백(?)하게 표현하자면 눈깔이 냅다 튀어 나오고 심장이 터질 듯이 발랑발랑 거리며,간은 확대수축을 반복할 만큼 심하게 놀랐던 것이다. '심장에 털이 무성히 나고, 간이 배밖으로 날 잡수슈하며 툭 튀어나왔나?' 천하의 염도(焰刀) 본인 옆에서 예의(禮意)라고는 눈꼽반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저 따위 고(高)자세로 앉아있을 수 있는 인물 이 감히 있다고는 꿈에서조차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였다. 자신이 지금 이모양 이꼴로 비굴하게 무릎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도 다 염도(焰刀)라는 이름과 그 존재가 주는 중압감과 그의 명성(?) 높은 성질 때문이 아닌가!!! 무림을 은밀히 떠도는 '불타는 개차반'이라는 그의 비밀스런 별명은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불같은 성질로 유명한 염도 옆에서 저따위 자세로 앉아있고도 생명보존,무사안일,사지멀쩡한 인물있다니 그에 대한 궁금증이 안치밀어 오를 수가 없는 것이다. 역시 직업은 속일 수 없는 것인가!? 수백수천개의 의문부호들이 상념의 바다 속에 서 명멸하기를 반복했다. 그의 뇌가 비비꼬여 엉킬정도로 맹렬히 회전하고, 그의 사념이 뱀처럼 그의 뇌리속을 헤집고 지나갔다. 이렇듯 격렬하고도 정렬적으로 머리 속을 굴리고 있을 때, 괴청년의 입이 벌어지며 경순이 나중해의 사고활동을 중지시켰다. 순간 그의 머리속을 온통 헤집고 다니던 의문부호들이 거짓말처럼 말끔히 사라졌다. 괴 청년의 정체는 두말할 나위도 없는 자칭 염도 의 사부 비류연이였다. 그런데 지금 비류연의 기분상태는 매우 안좋은 상태인지 안면부위에 온통 불만의 표식들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었다. "끝났다고?" 아까 그의 질문에 대해 나중해가 해준 답에 대한 반응이였다. 그런데 왠지 반응이 심상치 않은 듯하다. 나중해는 기분이 영 찝찝했다. "예!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식은 땀이 절로 그의 등줄기를 적시고 지나갔다. 일단 나중해는 공손히 대답했다. 정체불분명의 인물을 대하는데 있어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건강(健康)과 장수무강(將帥無彊)에 나쁠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였다. 특히 무림에 몸담고 잇는 사람 에게 자중,주의,신중은 3대 필수덕목이였다. "분명히 내가 듣기로는 시험일은 내일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 준비로 다들 시끌법석 요란스러운거 아냐!!! 근데 끝났다니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리냐고!!!" 고래고래 집무실이 떠나가도록 핏대세우며 고함을 지르는 비류연의 얼굴이 단숨에 팍팍 구겨졌다. 그의 현재 기분을 반영하는 하나의 징표였다. 그의 기분도 아마 지금쯤 그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팍팍 구겨지고,그것도 모자라 비비꼬여져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그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중해는 계속 말이 이어나갔다. "예!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승천무제의 개최일은 확실히 익일 (翌日:내일)이 확실하나 참가접수는 이미 한달 전에 끝난지 오래 입니다. 어렵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천무학관입관시험(天武學館入館試驗) 승천무제(昇天武祭)! 최고최상의 무도수련환경과 지위,그리고 명예와 명성이 보장되는 천무학관에 입관할 사람을 뽑는 시험인 만큼 참가 희망자는 부지기수. 그 많은 수의 신청자를 일일이 시험해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 그러니만큼 참가 접수 후 한달의 기한을 두고 1차로 일단의 덜 떨어진 무리들을 골라내는 것입니다. 논밭에서 잡초를 속아내듯이 말입니다. 때문에 이 한달 동안의 서류심사에서 떨어져 예선에 조차도 참가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나중해는 자신이 아는 모든 지식과 정보를 동원하여 머리나쁜 놈 일지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정리하여 상세히 설명해 주었 건만, 그의 이러한 노력을 알고나 있는지 그의 변명은 비류연에게 씨알도 안먹혔다. 애초에 이야기를 들고 이해할 생각도 없는 듯 보였다. 그의 부단한 노력이 말짱 헛수고 임이 판명된 것이다. 정말 개같은 성격이라고 나중해는 속으로 생각했다. 절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면서...... * * * * 오래간만에 비뢰도를 올립니다! 저번 외박 때 비뢰도를 올릴려고 작정은 하고 있었는데 무정하게도 써놓았던 파일들이 몸창 빠이빠이 하는 바람에 이번에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전 아직도 군바리 생활을 하고는 잇지만 앞으로는 한달에 한 번씩은 꼭 비뢰도를 올릴 예정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잇는 부대 주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 산 13-4 사서함 35호 국군수도통합병원 본부근무대 16내무반 상병 목 정균 463-040 ...입니다!^^ 위문편지는 절대 환영입니다. ^^ 보내주신다면 그 은혜는 있지 않겠습니다. 시덥지 않은 작품이지만 제 글에 출연시켜드릴 수도...흐흐흐^^; -외박나온 검류혼이- <58> 금일 정오 경순이 나중해는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진 상을 앞에 두고 즐거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품은체 막 식사를 들려던 참이였다. 그런데,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요 벌건 대낮에 당하는 봉변 인가!막 수저를 들어 한입 뜰려던 찰나, 자신의 눈앞에 멀쩡히 잘 서있던 방문이 산산조각나며 뻥 뚤린 출입구를 통해 두명의 인영이 들어왔다. 그 중한명은 그 대가리 꼭대기에서부터 피를 동이 채 뒤집어쓴 듯이 시뻘건 형색과 타오르는 뿔꽃처럼 거칠고 무시 무시한 기도로 보아하건데, 그동안 귀따갑게 들어오던 명성의 소유자 염도(焰刀) 곽영희 본인(本人)이 확실했다. 반면 같이 쳐들 어온 예의도 예고도 없는 방문자 나머지 한 명은 듣도보도 못한 20대 초반으로 짐작되는 괴청년이였다. 이들이 너무나도 손쉽게 순풍당(順風堂) 본관의 외부를 지키던 여덟명의 호위들을 땅바닥에 널부려트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간단히 열고 들어올 수 있는 멀쩡한 문짝은 거칠고 야만스럽게 때려 부수고는 들어와서 한다는 이야기가 고작, "어이!이봐! 천무학관에 들어갈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였다. 그래서, 나중해는 대답해 줬다. 사내가 배알도 없이 ,자신의 문파 에 쳐들어오다시피한 두 불청객에게 그들이 묻는 다고 냅다 '아!그건 이러이렇습니다!'라며 대답해줬냐고 욕할 사람이 있을 지 도 모르겠다. 아마 많을 것이다. 명예로 먹고사는 것이 또한 강호 의 생리가 아니던가. 하지만 불청객의 정체와 신분은 그의 저항을 무마를 넘어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였기에 나중해는 게기는 걸 포기했다. 그래도, 문파의 명맥은 유지해 먹고는 살아야 겠다는 생존의지 때문이였다. 그래서, 나중해는 순순히 묻는말에 대답해줬다. "시험을 쳐서 합격하면 됩니다!" 이 힌마디로 인해 나중해는 하마터면 관 치울뻔 했다. (쯧쯧! 장소 를 가려야지! 어쩌자고 저런 되먹지 않은 성격을 지닌 놈들 앞에서 그런 소릴 지껄였는지......) 아마도 분위기 파악을 지지리도 못한 것이 실패의 요인이 아닌가 싶 다. 시퍼렇게 멍든 양쪽 눈두덩이를 비비고 있는 나중해에게 비류연이 다시 물었다. "시험을 쳐서 합격을 해? 그건 나도 알아! 내가 알고싶은 것은 시험 을 치기 위한 좀더 정확하고 상세하며 확실한 정보야! 그 승천무제 라는 시험에 참가할려면 어떻게 해야되는가? 그리고, 합격할려면? 그거 내일이라며? 내가 뭘 알아야 신청을 하고 시험을 보지! 그리고, 합격을 해서 천무학관에 들어가고!" "저......" 뭔가 대답하기 곤혹스러운 점이라도 있는지 비류연의 질문 에 나중해가 잠시 머뭇거렸다. 자꾸만 비류연의 질문을 회피 하려는 듯이 보였다. "저......뭐야? 몰라? 뜸들이지 말고 빨리 얘기해! " 머뭇거리는 나중해의 모습에 잠시도 참지 못하고 비류연이 반문 했다. 여전히 그의 성질은 급했다. "저......그러니깐 승천무제에 참가하실려면 일...일년을 다시 기다리셔야 합니다." "뭐야? 일년? 내가 미쳤냐? 미쳤어? 일년을 더 기다리게. 왜? 그 승천무젠가 승천문젠가 하는 시험은 내일이라며?" "저 그게 아뢰옵기도 송구스럽사오나 비록 시험이 내일이지만, 참가접수는 이미 한달 전에 끝난지 오래입니다." 순간,비류연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고, 멀뚱멀뚱 두 번 껌뻑인 다음 다시 작아졌다. 그리고는 그 다음 순서로 비류연의 안면근육이 요상하게 꼬이더니, 휴지통에 버려진 종이쪼가리처럼 구겨졌고, 지금 본인은 기분이 아주 더럽고 아니꼽고 불쾌한 상태입니다!라는 그의 감정상태를 전신(全身)으로 적나라(赤裸裸)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자세 를 취하고는 잠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것이 방금 전까지 일어났던 상황의 전말이였다. 그러다가, 비류연이 잠시 동안의 사늘한 침묵을 깨고 꼬여진 안면근육을 억지로 풀고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 물어본 것이였다. 지금 현재 안면근육이 다시 꼬일 대로 꼬인체 인상 찌푸리고 앉아 있는 비류연의 옆에서 그동안 잠자코 앉아있던 염도가 형형한 안광을 빛내며 한마디 내뱉었다. "그래서 할 수 없다는 것이냐?" "......" 나중해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우물주물하기만 할 뿐이였다. "못하나보네!" 화가난 듯 싸늘한 안색으로 비류연이 말했다. "방법이 없다고?" "......" 비류연이 손가락이 붓통에 꼿혀있던 모필 하나를 불만가득한 모습으로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언뜻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지만 나중해는 그런 그의 모습에서 문득 불길한 향기를 느꼈다. 30년 이상을 갈고 닦아온 정보상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직감이였다. "접수는 어제 끝다고?" "......" 묵묵부답, 여전히 나중해는 할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만 푹 수그린채 고양이 앞에선 쥐처럼 처량하게 앉아있었다. 그는 정말 해결책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니, 뭔가 비류연의 질문에 대꾸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그도 지금 답답해 미칠 지경이였다. 이 지속적인 침묵의 연장 속에서 비류연도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일은 터졌다. 쐐애애액!!!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과 함께 싸늘한 한기가 나중해의 커다란 귓 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때 발생한 풍압에 의해 몇올의 머리카락이 베어져나가 공중에 하늘거리며 날렸다. * * * * <59> * * * * 퍽! 나중해는 맨 먼저 자신의 목털미를 본능적으로 쓸었다. 확인절차였 다. 자신의 목이 무사한지를 파악하는 작업. 다행히 목은 무사했다. 몸체와 분리되지 않고 무사히 붙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나중해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붓통에 ㄲ혀있던 여섯자루의 모필 중 하나가 줄어있었다. 조심스럽게 굳어진 목을 돌려 등뒤를 확해 보니 벽에는 붓 한자루가 자루부분도 아닌 모직 부분이 석벽을 뚫고 깊숙히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자루부분이 아니라 모필부분이 석벽을 뚫고 들어가 자루도 안보일 정도로 깊게 틀어박힌 것이다. 장난처럼 만지작 거리던 붓을 손가락 한번 튕기는 가벼운 한수 로 붓을 바람처럼 날려 석벽에 박아 넣은 것이다. 이 한수로 나중해는 비류연을 경시하던 생각을 머릿 속에서 싸그리 지워버 렸다. 나중해는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다행히 상처는 없었 지만, 나중해의 전신에 오한이 들끓 듯이 일었다. 등줄기로 식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쥐어진 주먹에도 땀이 한가득 고였다. 다리가 후들후들 사시나무 떨 듯 떨리는 듯했다. 아직도 붓 통에는 다섯 자루의 붓이 더 남아있었다. 만약 조준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곧바로 저세상행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 한 일이였는데, 애석하게도 실수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였고 이 세상에는 고의적인 실수라는 것도 명백히 존재하고 있 었다. 비류연의 손이 다시 남은 붓통에 남아있는 붓들 중 하나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는 가벼운 눈웃음을 동반한 미소만이 떠다니고 있었다. "못들어간다? 그래서 일년을 더 기다리라?!" 비류연이 자신의 손으로 회롱하던 붓을 거칠게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달그락 달그락하는 소리가 심하게 울려퍼졌고, 이 소리 는 나중해의 귓구멍을 뚫고 지나가 그의 심장을 오그라 들게 하기 에 충분했다. "일년은 너무 길지. 기다릴 수도 없고......." "......" "근데도 일년을 나보고 기다리라고!" "......" 퍽! 이번에는 왼쪽 귀 위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다시 한 자루 의 붓이 붓통을 나와 석벽으로 날아가 꼿힌 것이다. 아직도 남은 붓의 수는 네 개! 그의 목숨을 끊기에 충분한 개수였다. 그런데 한술 더떠서 이번에는 나중해가 시선을 다른 곳에다 머무 르게 한채로 딴청을 피우며 붓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여차 하면 보지도 않고 날려보낼 기세였다. 이 어처구니없는 모습에 그는 간이 오그라 들대로 오그라 들었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더 조마조마해졌다. 팔딱팔딱 심하게 요동치는 그의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ㅎ 그는 온 힘을 기울여야했다. "그거 알아? 난 기다리는 걸 싫어해! 아주 아주 싫어하지!" "......" "근데 난 기다렸어!" 퍽!퍽! 격타음이 두 개가 동시에 울렸다. 보지도 않고 하나도 아닌 두 개 의 붓을 날려 보낸 것이다. 나중해는 아직까지 자신의 목숨이 붙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비류연의 손이 아직도 쉴 새없이 꼼지락대고 있었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지금의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긋 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 그리고 난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아주 싫어해." 미소띤 얼굴로 하는 말은 조용한데 그의 손속은 말만큼 조용하 지 못했다. 이것은 나중해에게 매우 안된 일이였다. 퍽퍽! 다시 두 개의 붓이 그를 스치고 날아가 석벽에 ㄲ혔다. 이제 붓통 에는 붓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빈통이 된 것이다. 그러나, 붓통이 다 비어도 비류연의 말은 끝날 줄 몰랐다.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난 말이야, 할 수 잇는 일인데도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안되면 되게해야지! 그게 당신 할 일 이잖아! 그렇지 않아?" "하......하지만......" 나중해는 어줍잖은 변명을 늘어놓을려 했다. 그 때...... 쾅! 비류연의 손이 붓통을 후려쳤고,굉음이 울려퍼졌다. * * * * <60> 쐐애애액! 파바바박! 나중해는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머리 속은 텅비어 버렸고, 그 속에는 살아야 한다는,죽으면 결단코 안된다는 일념만이 남았다. 붓통이 산산히 부서지며, 그 파편들 하나 하나가 무시무시한 흉기로 돌변에 나중해의 전신을 쇄도했다. 어느 것 하나라도 급소나 그 근처에라도 맞는다면 충분히 나중해를 염라전 구경시키기에 충분한 위력을 지닌 무시무시한 살상흉기였다. 그는 막아낼 엄두도,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저 운명을 하늘에 맞기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열 여섯 조각의 빛살로 화 (化)한 붓통의 조각들이 아슬아슬하게 나중해의 전신을 스치고 지나갔다. 파편들이 스쳐지나간 흔적은 그의 몸 구서구석에 골고 루 명확하게 남았다. 그의 옷이 너덜너덜해지고 머리를 묶고 있 던 끈은 처량하게 잘려져나가, 묶어 올렸던 모발이 올올이 흘러 내렸다. 그러나, 생명에 지장을 미치는 흔적은 없었다. 무사히 살았났다는 안도감에 나중해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기도했다. 그의 의복 위에 남은 열 여섯 개의 상처만이 방금전 있었던 일을 명백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 흔적들에서 피는 베어나오지 않았다. 관대하게도 파편의 화살은 절묘하게 그의 옷감만을 베고,그의 피부 에는 손상 하나 남기지 않은채 지나간 것이였다. 비록 그의 신체에 집적적인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고는 하나, 이 일로 인해 나중해가 받은 심리적 타격은 막대한 것이였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으로 한바가지는 족히 넘을 만큼의 식은 땀을 흘린 나중해는 아마 수명(壽命)이 십년은 줄었으리라, 그러나, 정작 이런 짓을 저질러 놓고도 비류연은 '내가 방금 뭐라도 했었나?'라는 듯이 능청스럽게 그를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 가...가증스러운놈!!!' 그의 입가에 매달린 빙긋한 미소가 나중해는 그렇게 가증스러워 보 일 수 없었다. 물론 나중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런 상황을 격게 되면 그와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염도로서도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도 천무학관에 입관 해야 했다. 그도 더 이상 비류연의 등살에 시달리기 싫었던 것이다. 비류연에게 시달린다는 것, 정말 그것은 귀찮고도 짜증나는 일로 수명단축의 지름길이였다. 역시 사람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면 감추어져 있던 잠재능력이 드러나기 마련인가보다. 나중해의 뇌는 그동안에 축적되어있던 그의 모든 경험과 지식과 정보를 샅샅이 훑어냈고, 마침내 상황 타계의 실 마리를 건져내었다. 무한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생명의 동아줄을 움 켜쥔 것이다.. "아...아닙니다! 이...있습니다! 있고 말고요! 없을 리가 만무하지 않 습니까! " 매우 다급하게 나중해가 대답했다. 빨리 얘기 안했다가는 냅다 패 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술 더떠서 목숨까지도 따버릴 기세 였기에 생각이 떠오르자 마자 부리나케 얘기한 것였다. "그래?뭔데?" 그의 긍정적인 대답으로 다시 비류연의 눈이 반짝이며 생기를 되 찾앗다. 잠시 비류연의 안색을 살피며 눈치를 보던 나중해가, 그의 얼굴에 희색이 도는 걸 보고 다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질문은 비류연에 관한 것이 아니라 염도에 관한 것이였다. "저기......근데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곽대협께서도 천무 학관에 입관하실 생각이십니까?" "물론!" 미처 비류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염도가 직접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던져주었다. 그가 내뱉는 말은 정말로 짧았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의사소통 방식일지도 모른다. 가장 간결하고 짧게! "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였군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천무학관 입관자자격규정(天武學館 入館資格者規定)을 보면 학관입관자를 만 25세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젋은 피가 아니면 필요없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많은 나이에 입관 을 하게 되면 자질면에서나 무공성취면, 모두에서 여러모로 불리하 기 때문에 연령제한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승천무제 규정에도 분명히 나와있습니다. 만 25세 이상 절대 사절!이라고 말씀입죠!" "그래서?" 염도의 눈에서 살기어린 매서운 적광이 번뜩였다. 그 서늘한 눈빛에 나중해는 자신의 몸이 다시한번 굳어 지는 것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목이 움츠려들었다. 눈빛을 한번 받은 것 만으로도,그것만으로도 자신 의 전신근육이 굳어지고 등줄기로 한기가 지나갔다. 희번뜩이는 적광 의 눈빛 속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염도의 급한 성질을 느낄 수 있었다. "예!..그...그러니깐...그래서....송구스럽짖만 지금 곽대협의 춘추로는 확실한 입관자격미달입니다!" "그래서?" "예!그래서 곽대협께서는 천무학관에 입관하실수 없습니다. 관원으 로서는요." "그래서?" 염도의 목소리가 점점 더 싸늘해져 갔다. 아마도 이야기를 질질 끄는 나중해의 모습에 열이 받은 모양이다. 그의 급한 성격에 나중해의 비비꼬인 우회적인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매우 곤욕스럽고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열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염도의 상태를 알기나 하는지 나중해는 눈치없이 계속 쓰잘데기 없는말들을 구질구질 이어나갔다. 결론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고 멀은 답답한 이야기였다. "불초의 미천한 생각으로는 곽대협 정도의 신위를 지니신 분이 굳이 천무학관에 들어가지 않아도......" "그래서?" 꽝! 염도가 솓뚜껑 만한 무시무시한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바닥이 푹꺼지며 나중해는 자신의 엉덩이가 그 충격파에 들썩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염도의 노기띤 목소리가 삼평남짓 되는 방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드디어 참다참다 못다참고 폭발해 버린 것이다. 염도의 폐부 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노갈(怒喝)이 터져나왔다. "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냐? 나는 천무학관에 반드시 들어가야한다. 그러니 한기지만 대답해라! 들어갈 방도가 있느냐 없느냐? 있으면 살 것이고, 없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한번만 더 딴소리하다가는 번쩍이는 섬광(閃光)의 순간(瞬間) 과 함께 나중해의 목이 본체와 영영 분리될 것만 같은 긴장감이 뭉클 뭉클피어올랐다. 염도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였다. 두려움에 나중해의 몸이 오체투지의 자세로 앞으로 확 허물어졌다. "방법을 찾겠습니다! 아니 찾았습니다. 있습니다. 방도가!" 한번의 협박에 너무나 쉽게 금방 나오는 방안...... 믿을 수나 있을지...... "말해봐." "예! 곽대협의 춘추는 이미 스물 다섯살을 넘기신지 이미 오래 입니다. 그렇기에 일반방법으로는 천무학관에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규칙은 엄연한 규칙이니깐요. 그러나 염도 곽대협께서는 천하오대도객의 일인으로 무림의 명망이 높고도 높으신 분! 그런 신(神)과 같은 무위(武威)를 지니신 분이 천무학관에 겨우 문하생 따위의 신분으로 입관한다는 것은 언어도단 (言語道斷)! 어불성설(語不成說)!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 입니다. 염도 곽대협의 무(武)는 천무학관 무사부들의 무와 동등, 또는 그 이상! 이러한 사실을 세상이 모두 알고있는데 그러한 분이 어찌 한낱 문하생 따위로 천무학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겠습니까!" 흡사 혀에 기름을 칠한 것처럼 나중해의 혀가 지칠 줄 모르고 매끄 럽게 돌아갔고, 온갖 미사여구와 아부가 그의 입으로부터 튀어나왔다. 나중해는 얼굴에 강력무쌍한 만년한철제 철판을 깐 듯 열변을 토하듯 아부를 해댔다. "즉! 배우는 자가 아니라 가르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모든 문제가 일순간에 말소되어 버립니다. 지금 천무학관은 문하생 의 수(數)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사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극심한 인력난(人力難)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강호 여타의 문파에 비교한다면야, 그 수는 그야말로 질에서나 수에서나 엄청난 것이지만, 현재의 천무학관 규모를 생각해 본다면 현재 무사부의 수로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원래 소수정예의 교육을 생각하고 있던 천무학관 에 있어서 요즘 무사부 개인당 할당된 담당 문하생들을 생각하면 너무 많은 수입니다. 그래서, 지금 천무학관은 상승의 초고수 영입을 꿈에 서 마저도 목이 빠져라 바라마지 않고 있으며, 고수급 인사들의 적극 적인영입을 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천관(天館:천무 학관을 지칭하는 말!)에서 파견된 수백명의 사자(使者)들이 천하각처 (天下各處) 심산유곡(深山幽谷)에 은거하고 있는 기인이사들을 찾아 발이 부르트도록 해메고 있는 실정입니다. " 여기까지 열변을 토하며 쉬지도 않고 내리 설명한 나중해는 지칠줄 모르는 아부와 변설로 거칠어진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시 말을 이었 다. 언제 염도의 성질이 폭발할 지 조마조마 했기에 나중해는 불쌍하 게도 쉴 엄두도 내어보지 못했다. "이러한 실정이다보니 염도(焰刀) 곽대협 정도의 극상승 초고수시 라면 천관(天館)은 쌍수(雙手)를 들고 열렬히 환영할 것임이 틀림 없습니다. 이 나중해, 제 정보매매사업 30년 인생을 걸고 장담드리는 것입니다!" 나중해는 자신의 가슴을 오른손으로 늑골이 뿌셔져라 텅텅치면 자신 있게 확언했다. 늑골이 부셔져라 가슴을 쳐대는 나중해의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왠지 알수 없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제 몸을 다바쳐 상대 에게 신뢰를 심어준 것이였다. 신뢰야 말로 정보상인의 가장 큰 무기. 역시 남창 최고의 정보상인이라는 명성은 괜히 골패쳐서 따먹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했다. " 게다가! 가르치는 자(者). 즉 무사부로서 천관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1년 열두달 어느 때 어느날이나 들어갈 수 있 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만약 천관의 무사부가 되신다면 문하생과 비교 해볼 때 막대한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천관 내에 문하생의 것과 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훌륭한 개인 숙소가 주어지고, 전담 시비(侍婢) 또한 부리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천무학관에서 제공되는 막대한 수고비와 명성, 그리고 백도내라면 어느 문파의 구역이라도 그 문파에 간섭받지 않고 마음 놓고 출입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집니다. 어떻니까? 저의 생각이!" "............" "헤헤! 그거 재미있겠네!" 염도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대신에 비류연이 히죽히죽 웃으며 대답 했다. 나중해가 열변을 토한 상대는 염도였는데, 대답은 엉뚱하게도 비류연 쪽에서 나온 것이였다. 나중해는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 다. 아직까지도 나중해는 비류연을 경시하던 마음은 크게 가셨지만, 아직도 염도를 행동결정권자로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크 나큰 오판으로 지금 이 곳의실질적인 행동 결정권자는 염도가 닌 비류연이며, 현재 염도는 비류연의 눈치를 살살보아가며, 조심 스럽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나중해는 꿈에도 모르 고 있었다. "근데 그럴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아무래도 비류연은 염도를 천관의 사부 역으로 집어넣기로 마음을 굳힌 듯 했다. 그래서,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해 나중해에게 물어 보았다. 나중해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한 것이였다. 시험을 칠 필요도, 시험을 당할 필요도 없었다. 면접조차도 안봐도 된다는 것이 나중해의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명성 만으로도(그 명성이 얼마나 개 차반이든지 간에. 악평이든, 호평이든) 까다로운 절차를 모두 건너뛰고 단번에 무사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나중해의 이야기였다. "예! 염도 곽대협 정도 되시는 분이라면 그냥 맨몸 하나로 찾아가시면 됩니다. 맨몸에 빈손으로 찾아가서 '나 무사부가 되고자 왔다' 이 한 마디만 하시면 됩니다. 그것으로 모든 상황은 완료되는 것입니다. 아니, 번거롭게 귀하신 몸을 그곳까지 행차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두분 께서는 숙소에 가셔서 편히 시고 계십시 오! 제가 다 알아서 천관에 기별을 올려놓겠습니다. 아마 천관에서 맨발로 사람이 달려 올겁니다. 그러면 곽대협 께서는 그들의 제시조건 을 들어보시고 그들이 제시하는 대우가 마음에 드신다면 응낙하시고 모든 일을 마무리 하시면 됩니다. 즉 천무학관의 무사부가 되시는 것 입니다. " 일초라며 빨리 이 둘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마음이 조급해진 나중해는 모든 일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내 스스로의 목에 올가미를 걸고 자신의 발에는 족쇄를 채웠다. 가만히 잇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옛말도 있는데, 그렇치못한 나중해는 안해도 될 뒷치닥거리까지 맡고 나서게 되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래! 그럼 넘 미안해서....." 생글생글 잘도 웃으며, 전혀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투로 비류연이 말했다. 이런 비류연의 태도에 나중해는 잠시 울컥했으나 현실을 직 시하고, 속으로 분을 삼키며 접대용의 미소와 대화로 말을 이어나갔다. "전혀 미안해 하실 것 없습니다. 이 나모! 곽대협을 위해서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이 일에 임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해요!" 나중해는 게속 염도를 향해 이야기하고 잇는데 대답은 항상 비 류연 쪽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비류연이 대답했다. 비류연과 염도는 수고한다는 이 간단한 말 한마디 만을 남기고 둘은 떠났다. 아니 떠날려고 했다. 그런데, 안떠났다. 왜 안 떠났는가? 그 둘은 뭔가 하나를, 그것도 아주 아주 중요한 하나를 잊고 빠트 렸던 것이다. 해서 둘은 돌아갈려던 발길을 멈추고 다시 자리에 눌러 앉았다. 잊어버릴 뻔 했던 어떤 것, 그것은 바로 이곳에 그들이 찾아온 가장 큰 이유이자 목적인 비류연의 천무학관 입관여부와 그 방법이였다. 염도의 입관여부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목적을 잊을뻔 한 것 이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동행(同行)이 안리 수 없다. 다시 보기싫은 궁둥짝으로 방석을 깛아뭉개며 주저앉은 비류연이 다시 나중해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참! 이쪽은 그렇다치고 난 어떻게해? 난 어떻게 천무학관에 들어가지?" "!!!!!!" * * * * 드디어 60화 돌파입니다. 경(慶)! 엽기적인 연재속도로 도저히 이룰수 없을 것이라 !축(祝) 생각했던 60화를 돌파한 대 쾌거!!! <61> 쾅! 나중해는 얼떨결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였다. 뒷골이 디잉디잉 울렸다. 나중해는 눈을 부릅떴다. 분노가 일었다. 막 돌아가려던 두사람의 모습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한건 해결 했다고 졸이던 마음을 놓았던 나중해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는 질문이였다. 나중해는 울고 싶어졌다. 자신이 그동안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했었던가? 하늘이 이처럼 큰벌을 내릴 정도로?하는 후회 도 들었다. " 저기 그러니깐 말입니다.....그것이......" 힘겹게 처리했다고 생각했던 반갑지 않은 애물단지들이 다시 눌러앉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은 나중해는 비류연의 질문에 당장 답해주지 못했다. 지금 그의 머리 속과 가슴은 그의 마음 속 하나 챙기기에도 벅찬 상황이였다. 그의 머리 속은 뒤죽박죽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비비 꼬인채 풀어질 줄을 물랐다. 그런 그에게 질문을 해댄다해서 올바른 대답이 당장 튀어나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였다. " 혹시 이 침묵을 동반한 우물쭈물은 아직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 다는 의미인건가?" 다분히 협박성이 만연한, 싸늘한 목소리로 비류연이 말했다. 그 가 오른 주먹을 말아쥐었다 폈다하는 모양새가 척 보기에도 심상 치 않다. 쥐었다 펴졌다 하는 주먹의 불길한 모습과 이 때 나는 뚜두둑 관절 접히는 소리가 시각적으로도, 또 청각적으로도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왔다. 이런 혐박이 효과만점이였던 모양인지, 다시 정신을 수습한 나중 해가 양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아닙니다. 제가 누굽니까? 정보매매 인생 30년의 순풍산부이 나중해아닙니까! 그런 제가 그런 소소하고 미미한 문제하나 해결 할 수 없는 무능력자로 보이십니까?" 순간 '응'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려던 비류연을 의도적으로 무시하 고 나중해는 목청을 가다듬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타인을 설복시키는 웅변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헌데, 갑자기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고, 그의 두 눈은 심상치 않은 빛으로 빤짝빤짝이며, 이상기류가 그의 눈동자 깊은 곳을 맴도는 것을 보니 나중해는 뭔가 다른 꿍꿍이을 품은 듯 했다. " 승천무제(昇天武祭)! 이것은 날고 긴다하는 무림의 영재들이 자신의 꿈과 함께 비상하기 위해, 현 무림최고무인양성기관인 천무학관에 입관하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한 입관시험입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이 시험에 참가하기 위해 매번 참가하는 인원 은 그야말로 부지기수.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승천무제의 난이도는 너무나 높고도 험해 이 벽(壁)을 넘어 진정한 천무학관의 일원이 되는 자는 수천수만의 무리 중에 겨우 오백여명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 철의 장벽은 너무나 높고 단단하여 먼저 일차인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는 사람 만 해도 부지기수이고, 예선 일차와 이차 또한 그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수많은 참가자 중에서도 정작 진정으로 그 본무대 인 본선에 올라 만인이 보는 앞에서 그 기량과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나중해는 보란 듯이 진짜로 자신의 손가락을 꼽아보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거칠어진 호흡을 다시 한번 가다듬었다. "이러한 승천무제인지라 그 규칙과 법규는 까다롭고 엄하기 그지 없습니다. 태산처럼 굳건하기로 정평이 나있지요. 그러니, 참가 접수일이 이미 훨씬 지나버려 신청을 하지 못하였다면 금번 승천무제에 참가할 방법은 없습니다." " 그.러.나" 나중해는 이 부분을 하나하나 한음절한음절 끊어 가며 특히 강조하였다. 자신의 언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시작 되려하고 있기 때문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천무학관에 들어가는 길이 모두 막힌 것은 아닙 니다. 승천무제, 즉 승무제(昇武祭)를 통하지않고도 천관(天館)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하나 있기는 있습니다. 승무제는 일반인이나 강호의 모든 무인들이 누구나 공평하게 신청해서 자격과 능력을 시험을 받을 수 있는 일반시험입니다. 하지만, 이 승무제 말고도 천관에는 특별한 사람에, 특별한 사람 에 의한, 특별한 사람을 위한 특별전형시험이라는 것이 존재합니 다. "호오? 그게 뭔데?" "예! 천무학관에서는 승무제 이외에도 입관생 정원의 일부를 특 별한 재능을 가진 특기생, 소위 기재나 영재들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들의 재능과 능력 에 걸맞는 특혜를 주는 것이죠! 그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나중해는 투철한 직업정신에 입각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 * * <62> "이 제도는 일종의 추천입학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강호의 이름 있는 명문정파의 장문인들과 강호거대세력의 주인들에게 그들이 직접 추천한 인재에 한해서 그들을 간단한 자격여부 검사만으로 천무학관에 입관 시키는 것입니다. 이때 추천받은 인재의 출신과 문파는 따지지 않는다고 법규로는 문서화되어있는데, 이것은 이 제도가 강호에 숨어있는 특별한 인재를 그 출신과 신분에 관계 없이, 그 재능과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갖춘 고수 들에 의해 발굴한다는 취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본래의 취지는 모두 상실되어버리고, 지금은 거의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것이 작금 의 현실입니다. 어느 누가 자기 문파에 영광이 될 수 있는 천관도(天館徒: 천무하관 입관생을 칭하는 말.) 배출의 영예(令譽)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박차겠습니까! 관행상 거의 백이면 백 자신의 문파와 세력에 소속된 제자들을 추천 하고 있는 것이 당금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니 분명히 천무학관입관제도관련법규(天武學館入館濟度關聯法規)에도 명확히 문서로 명시(明視)되어있습니다. 즉 원칙상으로는 다른 문파의 장 문인으로부터 추천지명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허나 이것은 특별한 시험인 만큼 그 혜택에 반비례해 그 수는 엄격히 제한되어있습니다. 천무학관에 의해 일류문파라고 인정된 극소수의 문파와 세력에 한해서만 오직 한명의 인물을 추천할 수 있는데, 거기에다 간단한 자격심사라는 것도 말처럼 쉽지않아 천관 에서는 추천자의 재능과 능력이 자격미달이라고 생각된다면 임의로 언제든지 탈락시키고 있습니다. 옥석을 분간하듯 추려내고 또 추려 내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 문은 바늘구멍만큼이나 좁디 좁은 문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니, 어느 문파에서 그 자릴 양보하려 하겠습니까?!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노림 수가 있는 듯 나중해가 말끝을 흐리며 운을 띄워본다. 비류 연의 반응은 나중해가 기대하던 바 그대로 였다. 이 단순하고 간단 한 행동반응이 비류연의 특징이였다. "그래?!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서 평화적으로 담판을 지어봐야겠지!" 나중해의 꾀임에 넘어가고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나중 해의 말을 들은 비류연은 생글생글 잘도 웃기만 했다. " 그럼 이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일류문파는 어디지? 물론 그 추천자격권 이란 것을 가지고 있는 문파말이야." 나중해는 신이 나서 대답해 주었다. "예! 그것은 바로 남창성내에 위치한 호아장이라는 무림장원입 니다! 그곳의 장주는 호아맹검 호천상이라는 인물로 호아장은 그가 밑바닥에서 검하나로 일으켜세운 장원인데 그의 무위 하나만으로 강호일류문파에 들어선 문파입니다. 그의 절기인 맹호비격검법 (猛虎飛擊劒法) 26식(式)은 그 위력이 강맹하고 변화가 무쌍하여 강호내에서도 맞설자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 "그으래! 그럼 거기 위치나 알려줘!" 나중해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도 비류연은 별 감흥을 느끼지 못 하는 모양이다. "그...그곳의 위치말입니까? 설마....." 말은 꼭 놀란 듯이 말하며, 비류연의 행동을 제지할 것처럼 하고 있지만 나중해는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설마는 무슨 설마. 빨리 이야기해줘!" 나중해는 내심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비류연은 단순무식간단 하게도 너무나 쉽게 그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든 것이다. 이제까지 나중해가 한 모든 언행(言行)들은 모두 지금 이 순간의 상황을 유도하기 위해 안배해 놓았던 것이다. 비류연과 염도의 성격과 행동유형을 종합분석파악하여 이런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한 것 이였다. 그리고 안배한 대로 무사히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비류연 은 걸려들었다. 물론 덩달아 염도도 그의 그물에 걸려든 것이다. 나중해는 아직도 이 둘의 관계가 애매모호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나중에 신경쓰기로 했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목전(目前)이였다. "호아장(虎牙莊)을 찾으시려면 낭창성 북문대로 쪽으로 가셔서 길가던 행인 아무나 하나 붙잡고 물어보시면 알 수 있으실 겁니 다. 그 근방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장원이니 어렵지않게 간단히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고마워! 그럼 우린 이만 가볼까나. 수고했어!" "아니, 벌써 가실려하십니까? " 만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채 본심과는 정반대인 인사치레를 하는 나중해였다. 그의 걱정과는 반대로 다행이 둘은 용건을 끝 마친 관계로 더 이상 눌러 앉으려 하지 않았다. "수고했어!" 먼저 이말을 마친 비류연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옆에서 인상만 구긴채 묵묵히 앉아있던 염도가 따라 일어났고, 이내 둘은 방문을 열고 올 때와는 달리 조용히 사려졌다. 떠나는 그둘의 등짝을 바라보면 나중해가 소리쳤다. "종종 필요하신 일이 있으시면 언제 어느 때라도 이 불초 나모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이용대기 중이니 마음내키는 대로 이용해 주십시요...요...요...요오. " 마음에는 떼다만 눈꼽의 반만큼도 없는 소리를, 돈 안든다고 어찌나 있는데로 큰소리질러댔는지 고함소리가 온 방안에 반향(反響)되어 귀가 멍멍할 정도로 울릴 지경이였다. 그 둘은 마치 폭풍처럼 왔다가 재해의 현장만을 남긴채 떠나갔다. <63> 그리고, 한참 뒤...... 그 둘은 괘씸하게도 대(大) 재난(災難)의 현장만을 남긴채 떠나갔지만 그의 시야에서 둘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중해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온 몸에 맥이 빠지는 것같았다. 처음엔 창백할 정도로 싸늘하게 굳어있던 안색이 점점 더 붉게 변하더는 하나 둘 핏대가 서기시작하고 급기야 달구어진 무쇠처럼 시뻘게 졌다. 시뻘게 질대로 시뻘게진 안색으로 나중해는 치밀어오를대로 치밀어오른 울화를 연료삼아 밖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이 천벌받아 뒤질 놈의 새끼들아! 저주받아 마땅한 개자식들아! 네놈들은 반드시 하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두고보아라! 으하하하하하......"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고, 글로 옮길 수도 없는 쌍욕들을 퍼부 을 대로 퍼붇자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고 가라앉는 듯했다. 게다가 자신이 벌여놓은 일을 생각하니 절로 흐믓한 마음이 일었다. 두놈들! 마치 돌연한 폭풍처럼 왔다가 재해의 현장만을 남긴채 떠나간 가증스러운 두놈의 새끼들! 이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두놈을 향해 경순이 나중해가 한가지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염도가 무사부로서 천무학 관에 들어가길 원한다면 그 조건으로 비류연의 특별시험자격권을 요구한다해도, 무사부의 수가 절대적 부족해 고수라는 존재가 아쉬 울 대로 아쉬운 천무학관 측으로서는 결코 그의 제의를 절대로 거절할 수 없으리라는 점이였다. 염도 정도의 인물을 무사부로 얻는데 그만한 댓가는 너무나 미미해 대가를 안치루는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나중해는 이 쉬운 방법을 그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비류연과 염도가 손붙잡고 호아장을 찾아갈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 나중해는 일부러 이 사실을 숨기고 의도적으로 그 둘을 호아장으로 보냈다.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았을 때 호아장이 염도를 저지할 수 있을 확율은 전무(全無)하다고 보는 편이 옳았다. 남창제일무장원(南昌第一武莊園) 호아장(虎牙莊)!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무(武)의 신전(神殿)이라 할 수 잇는 천무학관의 앞마당터에서 당당히 간판걸고 무림문파 행세할 수 있다는 사실이 호아장의 잠재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 것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호아장의 주인인 호아장주 호아맹검(虎牙猛劍) 호천상 때문이 아니였다. 맹호비격검법 26식(猛虎飛擊劒法 26式)? 물론 위력적인 검법이기도 하고 그곳이 장주인 호천상이 이를 극성(極成)까지 익혔다고는 하나 그걸로 염도(焰刀)의 성명절기인 화령염천도세(火靈焰天刀勢)를 막을 수 있다고는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았다. 애시당초 호아장 정도 의 세력으로 염도를 저지할 수 있다고는 파다만 코딱지만큼도 생각 해본 적이 없었다. 염도는 그 자신의 개인 진신진력 하나만으로도 강호의 일류문파 와 동등(同等), 또는 그 이상으로 평가 받기에 하자가 없었다. 염도 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였다. 물론 이 자격평가 시에 성격 이나 품성은 심사기준에서 제외되어 있다는데 유념하기 바란다. 이런 염도와 덤으로 끼인 재수없는 애송이를 처리하는 세력으로 호아장 하나만을 생각했다면, 나중해는 애초에 염도와 비류연을 그곳으로 유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 해 보았을 때 이제 막 이름을 얻어 일류문파에 턱걸이를 시작한 호아장 하나만으로는 염도를 막기에 역부족인게 사실이였다. 호아 장이 결코 약한 것이 아니라, 염도의 존재가 너무나 비정상일 정도 로 거대했기 때문에, 세운지 얼마안되는 일류무림장원 하나 가지 고 그 존재를 다 덥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중해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호아장에는 의외의 변수라 할 수 있는 그사람이 지금 머무르 고 있었다. 지금의 호아장이 있도록 만든 실질적인 존재. 호아장주 호아맹검(虎牙猛劍) 호천상의 사부 격인 존재인 그가 있었다. 호아맹검 호천상에게 검(劍)의 진리(眞理)를 전해주고, 호아장이 남창 성내에서 자리잡고 행세할 수 있도록 해준 그라면, 다른 누 구도 아닌 그와 월광마저도 얼어붙게 만든다는 그의 한빙검(寒氷 劍)이라면 염도를 막아낼 수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오직 그만이 염도를 저지할 수 있다해도 그것은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해는 '이놈들아! 혼 좀 놔봐라!'라는 심정으로 염도와 버릇없는 애송이를 호아장으로 유인한 것이다. 염도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천하오대도객(天下五大刀客)과 나란히 칭해 지며, 강호무림인의 칭송과 흠모를 동시에 받고있는 천하오검수 (天下五劍手)의 일인인 그 사람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였다. 그걸 생각하니 절로 흥이 돋고 기분이 들뜨는 것 같았다. 거친 파도같 던 마음도 금새 진정되었다. 염도는 아마 이번에 크게 낭패 한번 당할 것이다. 나중해는 그렇게 굳게 믿었다. 막상 그 두놈을 보내놓고 나니 기분이 파다만 콧구멍처럼 영 찝찝하고, 왠지모를 막연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 중해는 하늘에 기도했다. 제발 그 둘이 좃되게 해달라고 온마음 을 다바쳐 기도드렸다. 그의 기도를 하늘이 들어 줄는지, 아니면 안들어주고 무정히도 내팽개칠지는 오직 하늘만이아는 일이다. 이 때서야 비로서 나중해는 밖에서 안절부절 서성이고있던 말단 제자 흑삼이를 불러 지금 긴급히 해야할 일을 지시했다. 그것은 아주 급하고 중요한 일이였다. "흑삼아!" "예! 당주님!" "왕(王) 소금 한가마니 가져오너라!" "예????" "아주아주 굵은 걸로 말이다!" 흑삼인 말단제자의 신분으로 현재 순풍당의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나중해는 일단 흑삼이더러 왕 소금 한가마를 가져오라 시켰지만 시키고보니 그걸로는 좀 모자란 느낌이 들었다. 오늘 당한 일을 생각해볼 땐 소금 한가마로는 택도 없을 것 같았다. 오늘 일은 소금 한가마로 끝날 일이 아니였다. 그래서 나중해는 다시 밖을 향해 소리쳤다. "흑삼아! 안되겠다. 왕 소금 한가마니 더 가져오너라! 그리고, 도사님도 한분 부르고! 오늘 액땜을 해야겠구나. 재수에 옴이 붙었어! 옴이! 그것도 아주아주 커다란 지랄 같은 옴이......" 경순이 나중해는 소금 한가마니 만으로 부족함을 느꼈던지 추가 로 하나를 더 주문했다. 그리고는 구석구석 꼼꼼하게 손수 굵디 굵은 왕(王) 소금을 뿌려댔다. 그리고는, 안타까운 돈을 들여 유명한 도사 (道士)도 한명 불러들여 액땜을 하고 사방천지를 비싼 부적으로 도배 했다. 하지만 소금을 가마채로 뿌려대고, 액땜을 하고 부적을 붙였다 해서 , 걸어 다니는 재앙덩어리라 할 수 있는 두 사람과 나중해의 악연이 이것으로 끝날 수 있을는지......소금은 그냥 단순한 미신 으로, 소금도 액땜도 부적(符籍)도 말짱 헛것으로, 아무런 효험도 보지 못하고 이들의 악연이 계속이어나가게 될는지는 오직 하늘 만이 알 일! 미천한 인간들의 영역이 아니다. * * * * * 이번 외박은 여기까지입니다. 제 미천한 글을보면 물론 문법적 오류도 수두룩 빽빽하지만, 문맥적 오류고 쌔고 쌨지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를 연달아 연결 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언어영역 시험이었다면 빵점이였겠지만 소설은 교과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기본이 중요하긴 하지만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고 있는거라 생각해 주십시오. 언어는 운율입니다. 마치 주문처럼 자신의 울림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저런 울림리의 조합 속에서 아름다운 공명을 발굴하여 들려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그런거에 비록 제가 미숙하지만요. 아직 새로운 언어창출과 문법문맥오류의 절충선을 모르겠습니다. 미숙하단 이야기....^^; 시인은 자신만의 언어를 창출한다고 하더군요!(참조:김보성 시인되다!^^;) 그렇다면 작가도 당연히 자신만의 언어를 창출해야겠지요. 저도 하루빨리 남들이 읽고 즐거워할 수 있는 제 자신만의 언어를 창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열심히 군복무 중인 검류혼이가- ps: 제 글은 쉼표가 없어도 끊어 읽기에 유의해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막 쉬지도 않고 읽어 내려가면 이상하게 느껴지거든요!^^ ps2: 위문편지 환영합니다!!!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64> 호아장(虎牙莊) "약속한 거예요!" 비류연이 장난기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붉은 머리의 중년인 염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해서, 반말은 사절이예요!" 다시 무둑뚝하게 염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류연의 입가에 만족 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그럼가요!" 비류연이 몸을 돌려 앞장서서 걸어갔고, 염도가 그 뒤를 말없이 따랐다. 그들이 가는 방향에는 호아장(虎牙莊)이라는 이름의 한 무림장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 * * 진입(進入) -사람들은 모두 난입이라 부리기를 서슴치 않았다.- 태양은 따사롭고, 바람은 잔잔하며 대기는 조용하다. 침묵하는 바람에 창공은 드높고, 드높은 푸른 하늘 가로지르는 구름은 높디 높고 그 흐름은 여유롭기 그지없다. 증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날은 햇빛이 아주 따사 로운 오후였다고. 그날의 기상은 절기상으로는 겨울이되 겨울같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봄날의 하루같이 맑고 청명한 날이였다고, 모두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증언했다. 소리없이 내리쬐이는 햇살이 따사로운 여느 날과 마찬가지인 오후 였다. 만약 그 일이 없었더라면 그날은 평화롭고 조용한 겨울의 날씨좋은 한 오후로 그냥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을 그들 호아장 무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날로 인식되 도록 만든 사건이 두 사람의 방문으로 인해 일어났다. 어느 누구도 미처 예상치 못한 느닷없는 날벼락이였다. 평화로운 오후의 명상을 깨는 초대받지 않은 방문객들! 그 수는 단 둘로 바로 비류연과 염도였다. 비록 그 수는 단 두 명이였지만, 그 두명이 파생시킨 파급효과는 가히 천지재해 수준과 맞먹었다. 그 만큼 그 둘이 끼친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이였다. 이 둘의 방문으로 인하여, 그날은 그들 호아장 전무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과 지워지지않는 패배를 안겨준, 잊혀지지 않을 악몽 으로 그들의 뇌리 속에 선명한 화인(火印)처럼 깊이깊이 각인되었다. * * * * * '호아장의 정문은 만인을 환영하는 듯 활짝 열려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원래는 정상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못했다. 단단하고 굳게 닫혀있어 열릴 줄을 몰랐다. 원래 이정도 쯤이나 되는 일류문파가 되면, 특별한 사정(여인들만의 금지(禁地)라던가 봉문 (封門)중이라던가, 아니면 특별한 의식행사 중이라던가, 비지(秘地) 에 위치해 있다거나, 문규에 의해 속세와의 왕래가 엄금되어 있다 거나하는 기타등등.)이 있지 않는한 하루의 해가 떠서, 그 해가 서산 너머로 떨어져 질때까지는 정문을 활짝열고 손님을 받는 것이 원칙 이였다. 보통 두 명의 정문을 지키는 위사와 한 명의 지객담당 제자가 있어 정문에서 손님을 받아 방문첩에 이름을 기재한 다음 손님을 지객당 이나 용무가 있는 장소로 안내를 하는 것이 정상이였다. 그것이 강호 의 법도였다. 때문에 호아장(虎牙莊) 쯤이나 되는 일류문파에서 한낮의 손님을 거절하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다. 원칙상, 체면유지 를 위해서라도 장을, 문파를 방문하는 손님이라면 그 손님이 비록 거지라도 거절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묵시된 법도(보이지 않 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불문율!)였다. 하지만, 관례적으로 잘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당금 현 무림의 현실이기도 했다. 거지들까지 신경쓴기가 꺼림직했고, 또 그렇게 되면 손님 접대용으로 나가는 엄청난 지출을 견디기가 벅차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초대받은 일부의 방문객만을 선택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오는 족족 모든 이들을 손님으로 받아들여 접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그랬다가는 순식간에 호아장의 재산 은 거덜나버려 식솔들 모두 거리로 나앉기 싶상이기 ㄸ문이다. 해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환영받지 못하고, 초대받은 손님은 극진히 대접되었다. 관행상 이런 일들이 당연시 되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곳은 무림 최대의 세력중 하나가 있는 남창! 지나가는 거지들도 한 번쯤 고수 여부를 의심해봐야하는 곳이다. 이곳 거지들 중 과반수 이상이 모두 개방(開放)에 소속된 무림거지 들이였기 때문이였다. 이런 현실인 남창에서 호아장 쯤 되는 일류 문파라면 날마다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호아장 측에서도 손님접대에 소흘히 할 수가 없어 손님접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였다. 며칠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은 누구나 융숭한 대접을 받았었다. 그런데, 어찌될 일인지 지금은 그리하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장내에 있다는 뜻! 그 이유는 바로 천무학관 입관시험대비를 위한 것으로, 며칠 뒷면 입관시험을 치르게 될 호아장주 호천상의 둘째제자 감운수 때문 이였다. 그래서, 호아장은 요 며칠간 정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침묵에 휩 싸여있었다. 제자 감운수의 합격을 바라는 사부 호천상의 자그마한 노력이였다. 크나큰 시험을 앞둔 이에게 소란스러움은 절대금물, 당사자의 정신을 흐트러트리고 집중력을 약화시키기 ㄸ문에 독(毒) 보다도 해로운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피해야할 상황이였다. 그래서, 호천상은 사랑하는 제자의 천무학관입관시험 대비를 위해, 주위의 자중과 자숙을 요청하는 의미에서 정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동시에, 장 주위의 마을 사람들에게도 행동의 정숙과 자숙을 부탁해놓은 터였다. 그 근방에서 호아장의 부탁을 단호히 거절하고 호기롭게 고성방가를 일삼을 만큼 간담이 큰 사 람은 없었기에 감운수는 조용하고 정숙한 환경 속에서 착실히 천관 특별입관시험에 대비할 수 있었다. 아무리 특별전형이라고는 하나 낙오자가 없는 것은 아니였기에, 혹시나의 하나가 되지 않기 위해 서라도 시험대비에 조금도 소흘할 수가 없었다. 굳게 걸어잠근 호아장의 철문은 최대한의 정숙을 요구하는 무언 의 압력! 거절과 거부란 있을 수 없음을 명명백백히 나타내고 있었다. 이 무언의 압력이 톡톡히 효과를 봐, 지금 호아장의 주위는 쥐가 떼죽음당한 듯 고요하기만 했다. 이러니 장내의 모든 인물들의 촉각이날카롭게 곤두설 수 밖에 없고, 곤두세워진 신경 때문에, 정문의 번(番)을 서게 되는 문도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 다. 이러니, 정문근무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누구나 꺼려 하고 최악의 불리우는 근무가 정문보초였지만 피해갈 수는 없는지 라, 다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억지로 인상 구겨가며 번을 서는 것이다. 오늘 장의 정문근무자는 호아장 주력무단인 호무전의 조원 이명 이였다. 호무전(虎無殿)은 호아장 내에서도 가장 크고 강력한 무력집단으로 전주 휘하 2대 6개조로 1대당 3개조로 이루어져 있 었다. 이 두사람은 범이 날뛴다는 호무전 휘하조 중에서도 험하 기로 소문난 1조 검호조에 소속된 이들로, 이름이 각기 이관정과 손곤우라 하는 자들이였다. 둘은 검호조에서 둘도 없는 막연한 친구 사이이자 경쟁자로, 다음대 검호조 조장자리를 놓고 암암리 에 무(武)와 지(智)를 겨루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 둘도 지금 결코 좋은 기분으로, 투철한 사명감에 전신을 무장하고 근무를 서고 있는 것은 아니였다. 벌근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뿐... 그렇지 않다면 누가 이 지긋지긋한 정문위사근무를 서려고 하겠는가! 한낮의 정문수문위는 정문의 경비뿐만아니라 장을 방문한 방문자 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그들의 용건을 내원에 전하거며, 더나아가서 는 손님들의 심부름까지도 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에 누구나 이곳 정문수문위를 맡기 꺼려했다. 이러한 사실은 대다수의 타문파 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보편적이고 아주 일반적인 일이였다. 그래서, 이런 곳의 근무는 각 조에서도 끝발(직위고하(職位高下)를 지칭하는 말)이 없는 사람이나, 아니면 사고를 쳐서 벌당직으로 이곳의 근무를 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이 두사람은 검호조의 차기 조장의 자리를 다투는 인물들로서 검호조 내에서도 고참 축에 속했지만, 며칠전 과음한 후, 술김에 흥이 올라 벌인 음주비무(飮酒比武)가 하필이면 재수 지지리도 없게, 주위를 순시하던 호무전주 본인에게 적발되어, 그 벌로 한달 내내 이곳 정문경비를 서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소위 말하는 벌 근무인 셈이다. 그래도 둘은 문규에 엄격히 금지되어있는 음주 비무를 벌이고도 이정도의 체벌로 끝난 것을 감지덕지해 야했다. 한달동안의 정문벌당직과 맹호검법기초수련식 1천번 반 복의 벌을 받았지만, 그렇다해도 그들에게 내려진 징계가 그 정도로 끝난 것은 천행이였다. 그만큼 음주비무(飮酒比武)-그것도 진검을 사용 한 음주비무-는 잠깐의 부주의로도 단숨에 생명을 ㅇ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처벌이 매우 엄중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관정과 손곤우가 이 정도의 징계로 끝난 것도 이둘을 아끼는 호무전주의 중재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 하나, 비록 큰 징계는 용케 피했다지만, 이런 상황 하에 놓여있으 니, 둘의 신경이 아니 날카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두명 다 매우 저기압인 상태였다. 그런 때에, 두명의 초대받지도 않은, 환영받지 못할 인상의 손님이 한사람도 아닌 두사람 씩이나 호아장을 방문했다. 괴이한 형색을 한 이 일행은 물어볼 것도 없이, 특이사항없는 형색의 비류 연과 온통 붉은 색 일색이라 어딜가나 눈에 확 띄는 염도였다. 타 오르는 태양같은 강렬한 인상의 염도와 평범한 흑의에 치렁치렁한 흑발을 아무렇게나 묶어놓은 비류연은 확실히 어울리지 않는 한쌍 이였다. 묵묵히 두 사람의 발걸음이 정문 바로 앞에서 멈추었다. . * * * * * 안녕하세요! 검류혼 목정균입니다. 드디어 한달 만에 휴가를 나왔습니다. 지난 한달동안에 있었던 가장 큰 이슈는 저에게 팬래터가 날아온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두통이나 날아온 것입니다.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 전 그 휘몰아치는 감동의 물결에 잠겨 익사하는 줄알앗습니다. 그것도 두분다 여자분들로 한통은 물건너 바다 건너 이국 땅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날아왔더군요. 음하하하하하하하! (아이고, 좋아라.) 군대에서 받는 편지의 기쁨은 받아본 사람만이 압니다. 이진설님 감사합니다. 약속대로 꼬옥 꼭 출연시켜 드리겠어요!^^ 그리고, 휴가나오면서 답장도 부쳤습니다. 군바리가 보내온 여성분 의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손 수 쓴 편지를 받아보는 그 감격! 음하하하하하하! ................ 제가 너무 주책맞았나 봅니다. -_-; 그리고, 얜 왜 아직도 천무학관에 못들어가고 빌빌 대고 있는지 제가 생각해도 한심합니다. 에휴..... 이번엔 꼭 넣어야지 , 넣어야지 결심하고 나왔는데..... 넣을 수 있을지..... 그래도, 절 버리지 않는 독자분들이 있으니 전 기쁩니다. 여러분, 편지 많이 보내셔도 전 아무상관 없어요!!!!^^;;; 답장은 필히 해드립니다. 해외에는 항공우편으로 날려드 립니다.^^ 그럼 이만..... -휴가 나온 첫날에 정규니가 씁니다.- PS1: 입너 휴가는 30일 까지 입니다. 9박 10일로 받아 나왔습니다. PS2: 그리고, 인터넷에 비뢰도 올라간데가 있다는데 아시는 분은 메일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넷에 올리라 한적이 있었던가...긁적.....기억이 가물가물.. <65> * * * * * "장(莊)!" "아(牙)!" "호(虎)!" 비류연이 큰소리로 소리를 내어, 편액에 걸린 글자를 한자한자 또박또박 읽었다. 호아장의 정문에 걸린 편액에는 호랑이처럼 용맹무쌍한 기개가 넘치는 필채로, 비류연 식으로 하자면 '장아호(莊牙虎)' 라고 멋들어지게 적혀있었다. "장아호라니...요?" 염도가 보기에 비류연은 분명히 옆에서 분명히 편액을 보고 글을 읽은 것같은데 들리는 발음(發音)이 영 이상해 확인차 물어본 것이다. 이래뵈도 까막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 봤을 때 분명히 호아장(虎牙莊)이라고 적혀있는데 왠 난데없는 장아호(莊牙虎)한 말인가? 그러나, 비류연은 염도의 이런 궁금증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스럽게 말했다. "아? 몰랏어요? 난 현판을 읽을 때 좌(左)에서 우(右)로 읽어요. 해석은 우(右)에서 좌(左)로 하고요! 몰랐나 보네요?" 당연히 몰랐었다. 알 리가 없지 않은가! '읽을 땐 좌(左)에서 우(右)로 읽고, 해석할 땐 우(右)에서 좌(左)로 해?'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린가. 자니간던 똥개 콧방구 뀔 소리였다. 두자로 줄이면 견음(犬音), 세자로 풀어주면 개소리! 비류연의 엉뚱하고 황당한 대답에 기가 막혀버린 염도의 입이 쩍하니 벌어졌다. 비류연을 향한 그의 두 눈동자는 강렬한 기광을 발 하며, 염도 자신의 확신에 가득찬 의사를 명명백백(明明白白)히 표현 하고 있었다. 미친 놈! 물론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왜냐? ......목숨은 아까우니깐! "그럼 책을 읽을 땐 어떻게하나...옵니까?" 아직도 염도는 비류연에 대해 말할 때 반존칭을 사용해야 되는 것에 대해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염도의 말은 항상 하대로 끝날려고 하다가 아차하는 심정으로 반존칭으로 급선 회를 하게 되니,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게 인지상정이였다. 어투가 전혀 그답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이 존칭문제를 가지 고도 둘사이에 많은 공방이 있었다. 하지만 비류연의 가차없는 응 징에 곧 염도는 어투를 바꾸는이 신상에 이롭다는 것을 자각하고 존칭사용실행여부에 동의하게 되었다.배변(排便)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것이 당시 그의 의지를 극명하게 대변해주는 말이였다. 마치 이 말은 그 하나만을 위해 탄생된 말 같이 느껴졌다. 비류연도 일단은 염도에게 비록 그가 내기에서 져서 자신의 제자 가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은 비록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라고 는 하지만, 염도의 무림의 신분과 나이를 생각해 인심쓴다는 생각 에서 반존칭을 사용해주고 있었다. 상호존칭으로 합의가 난 것이다. "당연히 책은 그냥 위에서 아래로 읽어내려가 가죠! 그럼 책을 아래에서 위로 읽어가는 사람도 있어요? 내가 좌에서 우로 읽는 건 가로로 적힌 편액밖에 없어요!" 세 살박이 어린애도 다아는 당연한 사실을 뭣하러 물어보냐는 듯한 비류연의 시선이 염도로서는 견디기 힘들었다. 염도는 자신 이 우롱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뒷골이 지끈거리고 뻣뻣하게 땡겨왔다. 참으로 요상하고 괴이한 버릇이 아닌가! 이런 짓거리는 단 네자로 간단히 표현 될 수 있었다. 절대무용(絶代無用)! -절대로 쓸모가 없다!- 염도는 자신이 정말 엉뚱하고 허무맹랑한 놈을 사부로 모시게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닳았다. 깨닳음을 얻었는데도 그의 눈 앞은 더욱더 어둡고 캄캄하기만 했다. 사제관계가 비록 명분 뿐라고는 하나, 비류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였다. 진짜 만년에 받은 제자처럼 진심으로 시킬 일 다시켜 먹고 부려먹을 일 다 부려먹고있으니 염도로서는 난생 처음겪은 수모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비류연의 성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정도면 그 나마 양호한 편이였다. 그래도, 비류연은 염도에 대해 어느 정도 예우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그의 존칭말투 또한 그런 것에 의해 비롯된 것이 다. 너무 염도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면 그의 성격상 미쳐 날 뛸 위험이 없잖아 있기 때문에,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의도도 제딴에는 나름대로 계산한 모양이였다.. 물론 비류연의 제자가 되어, 그에게 그런 취급받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미쳐날 뛸만한 상황이였다. 아마 그 때 비류연에게 죽도록 얻어 터지지만 않았었더라도, 벌써 참지못하고 미쳐 날뛰었을 것이다. 아직도 그때의 악몽이 생생하게 살아있기에 염도는 자신의 감정을 누그러트리고 있는 것이다. * * * * 비류연과 염도가 사이좋게 호아장의 정문 앞에서 사제간의 오붓한 대화를 끝내고 장내로 진입해 들어왔을 때, 이 말많은 소문의 주인공, 호천상의 둘째제자 감운수는 한창 무공 수련에 여념이 없었다. 이젠 정말로 시험일까지는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였다. 밤이 낮이 되어도 빠듯한 시간이였다. 그래서, 지금 감운수는 모든 기력을 무공공부에 쏟아 붇고 용맹정진하고 있었다. 장의 비전검법인 맹호비격검법 26식에 모든 것을 쏟아붇고 있는 것이다. 비록 특별전형이라 합격은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혜자에게는 입관한 후가 더욱 문제였다. 왜냐하면, 날고 긴다하는 강호의 기재들이 모두 모이는 천무학관에 입관하여 만일 별볼일 없 는 무공을 선보인다면 과연 주변의 인물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 하겠는가. 문파의 이름을 업은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심한 경우 자격미달이 인정되면 가차없이 퇴관까지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남에게 꿀리지 않고 사문에 누를 기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라도 맹수련이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니, 만사다 제쳐두고 맹호 비격검법의 대성(大成)을 이루기위해 모든 정성을 쏟아붇는 것이 바로 지금 감운수의 할 일였다. 그런데, 이런 그의 공부를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정문 바깥쪽 이 잠시 소란스러워진다 싶더니 두어번의 격타음과 함께 다시 잠잠 해진 것이다. 그의 수련장으로부터 정문까지는 꽤 상당한 거리가 잇었지만 수련으로 단련된 그의 이목을 속일 수는 없었다.그의 이목은 이미 오장 밖의 낙엽 떨어지는 소리마저도 포착할 수 있을 정도로 예민 하게 다듬어진 후였다. 물론 비류연과 염도는 굳이 은밀함을 추구하지 않았기에 더욱 포착하기가 쉬웠다. 감운수는 무슨 일일까 걱정하여 정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쾅! 그 때, 천지를 울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정문이 활짝열리더니, 보도듣도 못한 불청객 두명이 장내에 발을 들여놓는게 아닌가! 고민할 여지도없는 침입자였다. '선한자는 오지 않고 온자는 이미 선하지 않다!'하였다. 선자불래 내자불선(善子不來 來子不善)! 감운수는 허리에 찬 절호도를 꽉 움켜진체 뽀얗게 일은 먼지가 아직도 채가시지 않은 정문을 향해 신형을 옮겼다. 감운수는 그동 안의 수련성과로 얻은 검득(劍得)으로 자신의무공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드디어, 맹호비격검법을 극성까지 익혔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이를 어쩌나? 감운수는 오늘 운이 억세게도 없었다. 상대는 인간의 척도로는 측량할 길이 없는 인세(人世)에 다시없을 괴물 두 마리였던 것이다. ......계산 착오였다. * * * 으으......도데체 160 칼럼이 뭐길래 나의 앞길을 방해하는 거야...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 주세요! -160칼럼에 계속 저지당하고있는 검류혼 배상- <66> "왠 놈들이냐?" 소란스러움을 듣고 단숨에 달려온 감운수가 두사람을 보자마자, 겁도 없이 당당하게 외쳤다. 대사형이 없는 지금, 그가 이 호아장 의 맏이였고 사부님을 대신해 사제들과 식솔들을 책임질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당당하게 행동했다. 아니 그러하려고 노력 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왠 분들이시다! 왜!" 비류연이 감운수의 버르장머리없는 말을 받아 친절하게 정정해 주었다. 굳게 닫힌 정문 바깥을 지키던 이관우와 손곤우는 시끄럽게 굴며 장내로 들어올려는 두사람을 제지했지만, 비류연의 가벼운 솟짓과 발짓 한 번으로 허망하게 대지로 내동댕이 쳐졌다. 아무리 장래가 촉망되는 무인이라고는 하나 둘은 일개조원에 불과할 뿐이였다. 그런 그들이 염도와 비류연을 막는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였다. 우당탕탕탕! 손곤우와 이관우는 나란히 햇살을 받아 알맞게 데워져있던 길바닥 위를 사이좋게 굴렀다. 없던 재수는 끝까지 생기지 않고 설상가상 으로 그 없음을 더해갔다. 문밖이 소란스러워 왠일인가 싶어 닫혀있던 철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던 지객담당도 날아오는 비류연의 주먹에 콧잔등을 얻어맞고 삼장이나 날아가 보기좋게 의식을 잃고 대(大)자로 쓰러져 버렸다. 문을 닫아 자신의 갈 길을 방해했다는 하찮은 이유 때문이였다. 이렇게 해서 비류연과 염도는 별 힘하나 안들이고 너무나 쉽게 호아 장 내에 들어섰다. 그런 둘 앞에 감운수가 헐레벌떡 뛰어온 것이다. 얼굴에 당혹한 빛을 가득띈 채...... 이런 감운수가 비류연의 눈에 찰 리가 없었다. 그래서 , 비류연은 그를 싹 무시해 버렸다. 비류연은 전혀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의 존재를 염두해지주지 않았다. 이런 비류연의 행동에 모욕을 받았다고 생각 했는지, 감운수의 안색이 씨뻘겋게 변했다. 잘나가는 무림의 후기지수이자 예비천관도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그에게 비류연의 무시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였던 것이다. 그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무시당한적은 있었던가? 아무리 머리를 쮜어짜내보고, 뇌(腦) 속을 이리저리 헤집어봐도 결단코 없었다. 창창대로를 걸어온 일류대문파의 직전제자께서 언제 그런 푸대접을 받아보았겠는가! 난생 처음으로 그런 치욕적인 모욕을 받은 그의 인격과 자존심 은 구겨질대로 구겨져 처참하게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그의 인내 는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없었다. 당장에 감운수는 절호검을 뽑아들었고, 단숨에 자신에게 최초의 모욕을 선사한 상대를 향해, 스스로 대성했다고 사뭇 흐뭇해하던 비전검법을극성으로 펼쳐내어보였다. 매서운 검기가 엄중히 비류연을 덮쳐갔다. 그를 비롯하여 호아장의 모든 제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절호검은 그 길이와 폭이 일반 검보다 훨씬 넓고 두껍고, 또한 길다. 그래서, 검격의 거리 또한 일반 검보다 훨씬 길어 처음 절호검 과 검을 맞대본 이들은 첫째로 그 검권의 영향권이 상상외로 넓음에 당황하고, 둘째로 손아귀가 ㅉ어질 듯한 강력한 검압에 당황한다. 폭과 두께, 그리고 무게가 일반 장검보다 넓고.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이에 의해 발생하는 검력(劍力)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내력이 담기지 않은 일반 장검이라면 두동강나기 십상이다. 이 무시무시한 검력(劍力)과 검풍(劍風)이 맹호비격검법만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했다. 상대의 검을 무너뜨리는 사나운 검력! 단숨에 적을 두동강이 낼 듯한 맹렬한 기세. 이런 엄청난 위력을 지녔다고 평가되고 있는 맹호 비격검법 26식이 비류연을향해 시전되었다. 검초를 펼칠때까지만 해도 감운수는 자신만만했고 위풍당당했다. 허나, 스스로 대성했다고 여기던 그것으로, 익히면 적수가 없을거 라 여기던 비전검 맹호비격검법으로 막상 비류연을 공격해 들어 가보니,그의 앞에서는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는게 아닌가. 검기(劍氣)는 그의 옷자락하나도 베어내지 못했고, 검풍(劍風)은 운동 중인 그의 땀을 식혀주는 역할 밖에는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무용지물(無用之物)! 완전 속수무책이였다. * * * 66편 입니다. 자꾸 올리는데 에러가 나서 줄여보았습니다. 이래도 안되면 어떡하지....... 160칼럼의 마수가 나를 덮쳐오고 있다. -자꾸 에러가 나는 검류혼이-